새누리 내분에 정계개편론 '백화제방'

정의화 '정치결사체'·손학규 '새판론' 등 주목…안철수는 비박계에 러브콜

입력 : 2016-05-19 오후 5:26:05
[뉴스토마토 최용민기자] 새누리당 계파 갈등을 계기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는 정계개편론이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현실로 나타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의화 국회의장이 추진하는 ‘제3의 정치결사체’는 물론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새판론’,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의 ‘비박계 러브콜’ 등을 토대로 다양한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정 의장은 전날에 이어 19일에도 창당 의지를 밝혔다. 정 의장이 주도하는 신당에 비박계가 대거 참여할 수도 있어 관심이 쏠린다. 손 전 지사의 ‘새판론’이나 안 대표의 ‘비박계 포용론’ 보다 가능성 높은 시나리오로 평가된다.
 
정 의장은 이날 국회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후배들이 나라를 잘 끌고 갈 것으로 판단되면 조언하는 수준에 남아 있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내가 (창당에 대해) 그런 생각도, 결단도 할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자신이 말하는 정치결사체에 대해 “외곽에서 정치를 바로잡도록 조언하고 자극하는 정치 조직일 수 있고, 또 정당일 수도 있다”며 “어느 쪽으로 갈지 두세 달 이상 고민하고 10월 쯤 정리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누리당 당권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비박계 정병국 의원은 정 의장에게 힘을 실어주고 나섰다. 정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 출연해 정 의장이 주도하고 있는 싱크탱크 ‘새한국의 비전’에 대해 “마땅한 세력이 있다면 ‘어떻게 대한민국을 이끌어 나갈지’에 대한 비전을 주자는 것인데, 그런 세력이 없다면 (싱크탱크가) 직접 그 세력이 될 수도 있겠다”고 말했다.
 
조건을 달기는 했지만 분위기가 만들어진다면 정 의장의 신당 창당에 합류할 수도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그는 다만 “그것은 최종적인 단계”라며 “우선 지금은 정권 창출 뒤에 국가운영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역할을 하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비박계가 독자 정당을 만드는 것이다. 친박계는 비박계를 향해 ‘절이 싫으면 나가라’고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고, 비박계 김용태 의원 등은 친박계와의 전쟁도 불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문제는 구심점 역할을 할 인물이 없다는 것이다. 친박과의 당내 경합보다 더 어려운 독자 정당 창당을 위해서는 김무성 전 대표나 유승민 전 원내대표가 구심점이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러나 비박계는 균질한 집단이 아니다. 
 
또 다른 가능성은 야권발 정계개편이다. 대선주자급 인사들이 연일 관련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18일 전남 고흥 국립소록도병원을 찾아 “개혁적인 보수와 합리적인 진보가 함께 우리 사회를 합리적으로 개혁해야 한다”며 비박계에 러브콜을 보냈다. 그런가 하면 손 전 지사는 같은 날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후 “국민의 요구는 이 모든 것을 녹여내는 새 판을 시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그림이 현실이 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특히 비박계가 국민의당과 함께 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도 19일 “남의 불행을 우리의 행복으로 가져오려는 생각이 전혀 없다”며 “국민의당이 주축이 되는 정계개편은 논의되고 있는 게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아울러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임기기 끝나는 올해 12월부터 본격적인 정계개편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반 총장을 누가 '데려가든' 그를 중심으로 하는 세력과 나머지 세력이 대결할 것으로 보인다. 
 
정의화 국회의장이 1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의원들이 투표하는 모습을 휴대폰 카메라로 촬영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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