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어희재기자] 브라질 탄핵 정국이 또다시 부패 스캔들에 휘말리며 정치권이 혼돈에 빠졌다. 미셰우 테메르 권한대행 정부의 각료에 대한 부패 수사가 이뤄지는 가운데 원전 건설 비리에 연루된 데다가 기획 장관은 수사에 개입된 정황이 포착됐다.
23일(현지시간) BBC 뉴스에 따르면 브라질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 권한대행 정부의 각료인 호메루 주카 기획장관이 사임하기로 했다.
주카 장관이 페트로브라스 부패 수사뿐만 아니라 탄핵 스캔들에 연루됐기 때문이다. 이날 브라질 언론은 주카 장관이 3월 국영 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의 자회사인 트란스페트로의 전 최고경영자 세르니우 마사두와 통화한 내용을 공개했다.
공개된 통화 내용에 따르면 주카 장관은 부패 수사가 제1당 브라질민주운동당(PMDB)과 제1야당브라질사회민주당(PSDB)도 위협할 것이라며 수사 확대를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출혈을 중단하기 위해 정부의 교체가 필요하다, 즉 부패 수사를 막기 위해 테메르 정권 수립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통화 내용이 유출된 직후 주카 장관은 보도 내용을 반박했으나 끝내 사임을 결정했다. 테메르 권한대행 정부가 구성된 지 열흘 만이다.
BBC뉴스는 해당 통화가 대통령 탄핵이 논의되기 수주 전에 진행됐음을 감안할 때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이 계획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 권한대행의 새 내각. 사진/로이터
주카 장관뿐만 아니라 테메르 권한대행 정권 각료들의 비리 의혹이 잇따라 제기됐다. 전날 브라질 앙그라-3호 원전 건설 계약과 관련해 주카 장관과 헤난 칼례이루스 상원의장 등 3명이 뇌물 수수 의혹을 받았다.
이들은 계약 체결 과정에서 제공받은 자금이 합법적 기부금이었을 뿐 비리 의혹과 관련이 없다고 반박했으나 해당 수사 내용은 대법원에 전해진 상황이다.
영국 가디언은 "브라질 정권이 재차 스캔들에 휘말렸다"며 "비리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테메르에게는 상당한 정치적인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BBC뉴스는 "호세프 대통령이 주장했던 ‘정치적 쿠데타’가 입증되는 가운데 탄핵정국이 또 한 번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고 전했다.
어희재 기자 eyes4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