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어희재기자] 지난달부터 본격 절차에 들어간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 탄핵안 표결을 두고 하원과 상원의 입장이 엇갈리면서 브라질 정국의 불확실성이 재차 확대됐다.
9일(현지시간) BBC 뉴스에 따르면 브라질 상원은 하원에서 호세프 대통령 탄핵안에 대해 무효를 제기했지만 예정대로 탄핵안을 진행하겠다고 선언했다.
헤난 칼레이로스 브라질 상원의장은 “하원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투표를 그대로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마라냐웅 임시 하원의장은 지난달 17일 하원에서 이뤄진 호세프 대통령 탄핵안에 대한 토론과 표결 절차에 문제를 제기했다. 마라냐웅은 대통령 탄핵을 적극 주도한 에두아르두 쿠냐 전 하원의장이 부패 혐의로 직무가 정지되면서 후임으로 선출된 임시 하원의장이다.
마라냐웅은 정당 의원이 공개적으로 개인 의견을 제시하는 등 투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며 탄핵 추진 과정에서 의원들의 자율적인 표결이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원 투표를 무효화하고 상원으로 넘어온 탄핵안을 재차 하원으로 되돌려 표결을 재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원 투표 결과는 찬성 367명, 반대 137명, 기권 7명, 표결 불참 2명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상원의장은 “마라냐웅 하원의장이 민주주의를 갖고 장난을 쳤다”며 “민주주의는 재생되지 않는다”고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 탄핵의 상원표결에 대한 정당의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상파울로 시
내에서는 탄핵 추진 시위가 진행됐다. 사진/로이터
상원 표결을 앞두고 하원과 상원의 입장이 대립하면서 혼란은 가중됐다. 이날 보베스파지수는 장 초반 3%까지 하락했으며 외환시장에서 헤알화 가치는 장중 4.6% 급락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최악의 경제, 정치 위기를 지나고 있는 브라질 정국이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 진행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밝혔다.
BBC에 따르면 탄핵안은 11일 전체회의 표결에 부쳐지고 3분의 2가 찬성하면 연방대법원장을 재판으로 하는 탄핵심판이 시작된다. 적법성이 인정되면 탄핵안은 상원회의 표결에 부쳐지고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탄핵안은 최종 가결된다. 호세프 대통령의 남은 임기는 미셰우 테메르 부통령이 채우게 된다.
어희재 기자 eyes4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