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신현우(68) 전 옥시레킷벤키저(옥시) 대표에 사기 혐의를 추가 적용하기로 했다.
서울중앙지검 가습기 살균제 피해사건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은 신 전 대표 등을 사기 혐의를 추가해 조만간 기소할 예정이라고 25일 밝혔다.
검찰은 지난 14일 신 전 대표와 옥시 전 연구소장 김모씨와 전 선임연구원 최모씨, 버터플라이이펙트 전 대표 오모씨 등 4명을 업무상과실치사·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구속해 수사 중이다.
신 전 대표 등은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하면서 원료의 유해성에 대한 흡입독성 실험을 진행하지 않아 인명 피해를 내고, 인체에 해가 없다는 내용으로 허위 광고한 혐의를 받아 왔다.
검찰 관계자는 "옥시 살균제 가습기는 2000년부터 광고에 인체에 무해하다는 기재를 한다"며 "일반적인 과장의 수준을 넘어서 독성실험을 하지 않았는데도 완료했다는 듯이 표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더 나아가 2003년부터의 광고에는 아기에게도 안심하다는 내용을 붙인다"며 "사실상 안전성 검사를 진행하지 않았으므로 무해성을 확신하지 못한 상태에서의 허위 사실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신 전 대표 외에도 옥시 마케팅 담당자 일부와 옥시와 비슷한 내용으로 PB(Private Brand) 상품을 광고한 홈플러스에도 사기 혐의를 적용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검찰은 옥시가 2000년 10월 가습기 살균제 생산 직후 흡입 독성실험을 외부에 의뢰했음에도 레킷벤키저로 인수된 이후 업무의 혼란함과 연구소 축소 등으로 실험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옥시는 2000년 11월10일 미국 레베코와 2001년 1월2일 영국 세이프팜 등 2곳의 연구소에 급성 흡입 독성실험이 가능한지를 문의한 후 긍정적 답변을 받자 기안 검토까지 마쳤다.
하지만 2001년 4월 레킷벤키저로의 인수를 앞둔 상태에서 신 전 대표는 적극적으로 실험을 의뢰하지 않았고, 인수와 함께 부임한 외국인 대표도 한국에 적응하지 못해 약 2개월 후 사임하고 만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신 전 대표가 어쩔 수 없이 다시 대표 자리를 맡는데, 이미 판매된 지 6개월 정도가 지났으니 실험을 하지 않고 넘어간 것 같다"며 "결국 대표부터 생산 담당 직원이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무사안일함이 겹쳐서 발생한 참극"이라고 말했다.
.jpg "서울중앙지검. 사진/뉴스토마토")
서울중앙지검. 사진/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