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호기자]교보생명이 ING생명 예비입찰에 나섰지만, 시장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그동안 우리은행과 ING생명, 인터넷전문은행까지 딜이 진행된 건이 없기 때문이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ING생명 매각 주관사인 모건스탠리에 예비입찰 제안서를 제출했다. 교보생명의 경쟁자는 중국계 금융사 차이나 라이프다. 이밖에 안방보험, 푸싱그룹, 핑안보험, JD 캐피탈 등도 인수전 참여를 막판 저울질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모건스탠리는 일부 후보들의 예비입찰 기한 연장 요청을 받아들여 주말까지 추가 접수를 하겠다고 밝혔다.
시장의 관심은 교보생명의 '진심'이다. 교보생명은 2013년 당시 ING생명 인수전에서 한화생명, 동양생명ㆍ보고펀드 컨소시엄, MBK파트너스와 맞붙었다. 하지만 MBK파트너스가 지난 2013년 12월 ING생명 지분 100%를 1조8400억원에 인수하는 데 성공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교보생명은 우리은행 매각과 인터넷 전문은행도 중도 하차했다. 그래서 업계에서 교보생명에 대한 시각은 좋지 않다. 일각에서는 이번 예비입찰도 실사를 가장해 ING생명의 재무 상황을 파악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3년 전 ING생명 입찰 시에는 예비입찰 없이 실사를 진행할 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예비입찰을 해야 실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교보생명은 ING생명에 대한 실사 후 본입찰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교보생명의 상황을 보면 ING생명 인수는 쉽지 않아 보인다. 교보생명이 가진 투자 여력은 1조6000억원대로 ING생명 매각 예상가보다 적다. 이 때문에 교보생명이 본입찰에 나서게 되면 재무적 투자자와 함께 참여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보험사는 은행, 증권 등 모든 금융권을 통틀어 유일하게 자산 기준으로 투자 한도 규제를 받는다. 이 규제로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교보생명의 투자 가능 규모는 1조5580억원이다. ING생명은 최소 3조원대 이상의 매각가를 원하고 있어 교보생명이 단독으로 인수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아울러 IFRS4 2단계 도입을 준비하기 위해 시장점유율을 포기하는 등 극도로 보수적인 운영을 해온 교보생명이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3조원을 투자해 ING생명을 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ING생명이 충분히 매력 있는 보험사는 맞지만, 현재 교보생명이 3조원에 달하는 ING생명을 인수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며 "인수 보다는 경쟁사의 재무 상황을 파악하기 위한 예비입찰로 본다"고 밝혔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ING생명 인수에 대해 신중하게 임하고 있다"며 "실사를 통해 구체적으로 살펴본 뒤 본입찰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교보생명이 ING생명 예비입찰에 참여했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랭하다. 사진/뉴시스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