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 용선료 연체로 '암울'

컨테이너선 압류시 해운동맹 배제 전망도 나와

입력 : 2016-05-26 오후 5:13:44
[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한진해운(117930)이 용선료를 연체해 선박을 압류당하면서 자율협약 과정에 빨간불이 켜졌다. 현재 진행 중인 용선료 인하 협상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진해운의 벌크선 '한진파라딥'호가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억류됐다. 사진/뉴시스
 
26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의 8만2158DWT(재화중량톤수)급 벌크선인 '한진파라딥(HANJIN PARADIP)'호가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억류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해운이  200만달러(24억원)의 용선료를 제때 지불하지 못하자 선주들은 법원에 중재를 요청해 이 선박을 압류했다. 한진해운으로서는 처음 겪는 일이다.
 
또 최근에는 캐나다 선주업체 시스팬(Seaspan)에도 용선료 일부를 연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해운은 시스팬으로부터 1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 급 대형 컨테이너선 3척에 대한 용선료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 3개월간의 연체 규모는 약 1160만달러(138억원)다. 업계에서는 현재 한진해운이 1000억원 넘는 용선료를 연체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음달이되면 이보다 불어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진해운은 최근 사채권자 집회에서 만기 연장안이 가결되고 해운동맹에 이름을 올리면서 자율협약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 했으나 연체 소식이 알려지자 당혹스런 분위기다. 회사 관계자는 "벌크선 문제는 해결 중이며, 시스팬 연체 역시 일부 지불 지연이 있었다"면서 "이달말 에이치라인해운 매각 등으로 유동성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진해운은 전체 사업구조에서 벌크선이 차지하는 매출이 6%에 불과하기 때문에 사업에는 큰 지장이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용선료 연체로 인해 주력사업인 컨테이너선이 압류될 경우 문제는 커진다. 해운동맹으로 영업하는 컨테이너 시장에서 여러 화주와 선주들간의 이해관계가 걸린 일이기 때문에 당장 진행되고 있는 용선료 협상 및 향후 해운동맹에까지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한편 선박 억류 소식에 한진해운 주가가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진해운은 이날 전일 대비 40원(2.35%) 내린 1660원에 장을 마쳤다. 한진해운은 지난 19일부터 이날까지 6거래일 연속 내림세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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