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정운호 게이트' 핵심 당사자인 전직 부장판사 출신 변호사가 법정에 서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특수1부(부장 이원석)는 27일 최유정(46·사법연수원 27기) 변호사를 변호사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의 첫 기소다.
검찰에 따르면, 최 변호사는 2015년 12월 서울구치소 접견실에서 상습도박 사건으로 1심에서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항소한 정운호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에게 ‘친분이 있는 재판부에 사건이 배당되도록 하고, 재판부에 대한 교제·청탁 등을 통해 항소심에서 반드시 보석으로 나갈 수 있도록 해 주겠다"며 50억원을 요구, 착수금 20억원과 성공보수금 30억 원 등 총 50억 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2015년 6월 1300억원대 투자 사기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숨투자자문 대표 송모씨의 1심 변호를 맡아 "재판부에 청탁해 집행유예를 받게 해 주겠다"며 20억원을 받고, 송씨가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되자 "항소심 재판부에 청탁해 보석으로 석방시켜 주겠다"며 청탁 명목으로 10억원을 추가로 받은 혐의도 있다.
최 변호사는 이와 함께 2015년 8월 투자사기 사건 등으로 수사가 시작되자 송씨에게 "금융감독원과 수사기관, 법원 등에 청탁해 사건을 해결해주겠다"며 20억원을 수수한 혐의를 함께 받고 있다.
최 변호사는 지난 9일 전북 전주시에서 변호사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체포된 뒤 조사를 받아왔으며, 13일 구속됐다.
검찰은 최 변호사가 실제로 재판부를 접촉해 로비를 벌였는지에 대해 집중 조사 중이다. 최 변호사는 혐의를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최 변호사 주장대로 재판부에 대한 로비가 없었다면 사기죄가 추가될 수 있다.
검찰은 이와 함께 최 변호사가 선임계를 내지 않고 송씨 사건을 맡은 것에 대해 탈세 혐의를 두고 계속 수사할 방침이다. 탈세 혐의에 대해서는 최 변호사도 일부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지난 11일과 16일 최 변호사와 가족의 대여금고를 압수수색해 현금 등 10억여원을 압수했다.송씨와 정 대표로부터 받은 불법 수임료 중 일부다.
검찰은 나머지 돈을 최 변호사의 남편 행사를 한 브로커 이모씨가 들고 도주한 것으로 보고 이씨를 추적 중이다.
검찰은 또 최 변호사와 공모한 혐의를 받고 있는 사무장 권모씨에 대해서도 주말쯤 불구속 기소할 것으로 보인다.
최유정 변호사 사무실 모습. 사진/뉴스1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