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저성장 극복 열쇠로 '고용'을 제시했다. 그는 저성장이 지속되는 현재의 경제 상황을 극복하려면 고용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주열 총재는 30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고용과 성장:거시경제정책과 구조개혁의 역할' 주제로 열린 '2016년 한국은행 국제컨퍼런스'에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8년이 지났지만 세계경제 성장세가 최근 들어 다시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한국을 포함한 일부 국가에서는 고용이 양적으로는 늘어나고 있지만 질적인 면에서의 고용사정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경제회복 지연의 원인으로 세계경제 환경의 구조적 변화를 지적하면서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되는 '세계경제의 장기정체(secular stagnation)'를 주의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서울 중구 조선호텔에서 열린 '2016년 한국은행 국제컨퍼런스'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 총재는 저성장 극복 방안으로 "정책대응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할 것"이라며 "단기적 성장률 제고보다는 장기시계에서 지속가능한 균형 성장을 추구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주문했다.
특히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고용이 성장을 이끄는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다"면서 "고용이 성장을 견인하는 정책운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고용 확대를 위해서는 "거시경제를 안정적으로 운영해 도움이 되는 여건을 조성하고 미시적 차원에서도 고용유발 효과가 큰 서비스산업의 육성과 창업지원 등을 통해 일자리를 늘려 나가는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고용 확대로 증대된 소득이 소비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근로자 간 임금 및 고용조건의 불균형 완화, 사회안전망 확충 등을 통해 미래에 대한 경제주체들의 불안감을 줄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제임스 불라드(James Bullard) 미국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기조연설 직후 기자회견에서 기업 구조조정에 대한 중앙은행의 역할에 대한 질의에 대해 "(중앙은행이) 구조조정에 개입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불라드 총재는 미국에서 이 같은 문제가 발생했을 것을 가정하고 "연방준비제도(Fed)가 구조조정에 개입하면 안 된다는 게 내 개인적 의견"이라면서 "중앙은행은 독립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은 경제 전반을 위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불라드 총재는 Fed의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6월 회의에서 지표들을 검토하고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그는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신흥국 등 세계경제의 충격을 우려하는 의견에 대해서는 "한국 등 신흥국엔 별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본다"면서 "2013년 테이퍼링(양적완화 점진적 축소) 때도 사전에 예상됐던 일이어서 큰 충격이 없었던 것처럼 비슷한 상황이 전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