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심수진기자]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노동법 개정에 대한 의지를 굽히지 않자 이에 분노한 프랑스 노동자들의 파업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다. 이미 지난해 파리 테러사건 이후 관광객이 급격히 줄어든 상황에서 프랑스는 또 한 차례 큰 경제적 부담을 지게 될 것으로 예측된다.
3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의 노동법 개정에 반대하는 노동자들의 파업규모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부터 시작된 프랑스의 노조 파업은 일부 근로자들만 참여하는 소규모 파업에서 이달에는 주요 정유업체 8개 중 6개 업체가 단체 파업에 들어가는 등 규모를 키웠다. 또한 프랑스 최대 노동조합인 노동총동맹(CGT)은 내달 2일부터 파리의 버스와 지하철도 파업에 들어갈 것임을 예고했다.
파리 동부의 한 정유소에서 프랑스 최대 노동조합 노동총동맹(CGT)의 깃발이 바람에 날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프랑스 노동자들이 이토록 올랑드 정부의 노동법 개정안을 반대하는 이유는 이번 개정안이 지극히 ‘친기업’적인 성향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 정부는 실업률 해결을 위해 평균 주당근무시간을 기존의 35시간에서 최대 46시간까지 허용하고 노동자의 구조조정 권한을 기업 자율로 허용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된 개정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파리 동시테러 사건 이후 국내총생산(GDP)의 7%를 차지하는 관광산업에서 큰 타격을 입은 프랑스에 이 같은 대규모 파업은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실제로 지난 6개월 동안 파리를 찾는 관광객의 발길이 눈에 띄게 줄었다.
프랑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파리 지역 숙박시설을 이용한 관광객은 전년 동기 대비 9.1% 감소했다. 이 기간 파리를 찾은 일본인 관광객은 전년 동기 대비 56%나 급감했고 러시아와 중국인 관광객도 각각 35%, 13.9% 줄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CGT는 다음달 10일 개막인 유럽축구 국가대항전인 ‘유로2016’ 기간과 맞물려 이를 방해하겠다는 심산으로 오는 14일을 ‘행동의 날’로 정했다. 로이터통신은 유로2016 기간 동안 약 250만명의 관광객이 프랑스를 방문할 것으로 예상하며 피해 규모가 더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프랑스 정부는 파업 확대 시작까지 시간이 남아 있는 만큼 협상의 여지를 열어두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