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케스트라(Educhestra)는 창의적인 음악교육과 공연을 통해 내면의 소리를 끌어내도록 돕는 비영리 민간단체다. 2009년 설립됐으며, 2011년 노동부로부터 사회적기업 인증을 받았다. 에듀케스트라의 비전은 사회적 문제를 창의적인 음악적 콘텐츠로 해결함으로써 사업 목적을 달성하고, 최종적으로는 건강한 사람들이 사는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나아가 음악교육과 공연을 통해 취약계층이나 문화 소외계층 청소년에게 예술 향유 기회를 제공함과 더불어, 예술교육을 통해 화합을 경험하게 하고 비전을 제시함으로써 사회 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해 주는 것이 이들의 목표다. 때문에 취약계층 청소년들이 꿈과 희망, 건전한 정신을 갖춘 창의적인 사람으로 성장할 때 에듀케스트라의 기쁨은 배가된다. 또 음악의 문턱을 낮춰 전문인 외에도 다양한 사람들이 음악을 쉽게 접해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
[뉴스토마토 이지은기자] 에듀케스트라는 에듀(edu·교육)와 크리에이티브(creative·창의적인), 오케스트라(orchestra)로 이뤄진 합성어다. 에듀케스트라의 사업 목적인 교육과 공연, 그리고 사업 방향인 크리에이트브가 모두 담겨 있다.
중학교 3학년 처음 음악을 접한 후 대학교에서 관현악을 전공한 신상훈 에듀케스트라 대표는 15년 전부터 이 일을 구상했다. 크리스천 음악을 하는 사람들끼리 좋은 일을 하자며 모인 것이 에듀케스트라의 모태다. 이를 직업적으로 발전시키고자 에듀케스트라를 설립하게 됐다.
사업 초기에는 교육과 공연 두 개의 축으로 운영됐으나, 이내 사회 환원에 무게를 두고 취약계층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육사업과 청소년 교육 등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더불어 사회 환원을 위한 선행 조건으로 이익 실현을 제시하며 공연사업도 진행 중이다.
신 대표는 "내가 행복할 수 있는 일, 죽을 때까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하다 보니 음악을 가르치고, 음악을 하는 사람들과 함께 회사를 꾸려나가자는 결론을 내리게 됐다"면서 "2009년부터 가르친 학생이 우리 회사로 들어와 공연 멤버가 되고 강사로 일하는 것을 보면서 일의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음악 통해 건강한 정신 기른다
에듀케스트라 교육분야는 취약계층 청소년을 위한 음악교육과 일반 청소년을 위한 방과 후 교육이 있다. 더불어 수익성 교육사업으로 '한 달 만에 악기 마스터하기', 직장인 등을 대상으로 하는 '친구밴드'를 진행 중이다.
취약계층 청소년을 위한 음악교육은 가난의 대물림을 막는 데 일말의 도움이 되기 위함이었다. 그는 "나도 가난했다.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복지관 선생님의 '가난이 대물림 된다'는 말은 충격이었다"며 "가난의 대물림을 막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저소득층 아이들을 가르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음악이 소위 돈 있는 사람들이 하는 것이라고 여기는 사회적 편견으로부터 벗어나 취약계층에게도 다양한 경험을 제공하고 싶다는 개인적 욕심도 영향을 미쳤다.
음악을 통해 건강한 정신을 기르고 건강한 사회의 일원이 되게 하는 데 힘이 되고 싶은 것도 취약계층 청소년을 지도하는 이유 중 하나다. 신 대표는 "음악을 배우는 것 외에 '왜 배워야 하는지', '내가 여기 있는 이유는 무엇인지' 등의 질문을 통해 아이들의 생각을 깨우치게 하는 데 교육의 궁극적 목표가 있다"고 강조했다.
신 대표는 현재 진행 중인 교육의 질을 높이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갖가지 교육 프로그램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질은 높아지지 않고 있다"면서 "알찬 교육을 통해 아이들의 동기 부여에 힘을 실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에듀케스트라는 수익성 교육사업도 진행 중이다. 회사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건강한 재무구조를 만들어야 하며, 사회에 질 좋은 교육으로 환원하려면 수익을 배제할 수 없는 까닭이다. 대표적 교육 프로그램은 '한 달 만에 악기 마스터하기'와 '친구밴드'다.
한 달 만에 악기 마스터하기는 체계적인 음악교육이 대학교육을 제외하고는 다양하지 않다는 판단 하에 마련됐다. 한 달에 12회 수업을 통해 악기를 배우고, 마지막 회차에 발표회를 올리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2010년부터 시작했으며, 지금까지 총 15회를 진행했다. 처음에는 대학생이 주축이었으나 지금은 회사원, 50대 이상의 어르신들, 초등학생 등 수업 구성원이 다양해졌다.
친구밴드는 일주일에 한 번씩 음악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곳을 만들자는 생각으로 운영을 시작했다. 3년 넘게 진행되고 있으며, 밴드를 통해 배운 음악을 봉사활동을 통해 재능기부를 하는 등 배움과 나눔의 두 마리 토끼를 잡고자 하는 교육 모임이다.
신 대표는 "취약계층 가르치기를 통해 배움과 나눔을 실현하는 동시에, 체계적인 음악 프로그램으로 수익 창출과 음악의 이로움을 알리는 것이 우리의 궁극적 목표"라며 "현재 사업구조를 내실화해 목표 달성을 위해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에듀케스트라의 방과후 음악교육 모습. 사진/에듀케스트라
에듀케스트라는 공연 사업도 활발히 벌이고 있다. 사회 서비스 공연과 더불어 수익사업을 위해 음악극을 만들고 있다.
먼저 사회 서비스 공연 일환으로 일주일에 한 차례 영등포 노숙인을 위한 음악회를 진행하고 있다. 문화적으로 소외된 이웃들을 직접 찾아가 공연 나눔이라는 기부문화를 사회 전반에 알리기 위함이다. 더불어 학교와 유치원을 대상으로 음악극도 만들고 있다. 현재는 클래식을 대중적으로 전파하기 위해 악기를 소개하는 공연 위주의 음악극을 만들고 있다. 공연을 통해 음악과 악기를 소개하는 것이 1차적 목표다.
신 대표는 "지속적으로 다양한 극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1인 음악극, 2인 음악극 등 단가를 낮춘 공연을 만들어 수요자와 접촉을 넓히는 것도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라고 전했다. 이를 통해 에듀케스트라가 지향하는 바는 좋은 공연 모델을 만드는 것이다. 국악기와 관악기를 한 무대에서 만날 수 있는 공연도 기획 중이다.
음악극을 진행 중인 에듀케스트라. 사진/에듀케스트라
인생과 닮은 음악…"긍정의 에너지 전파하고파"
신 대표는 음악을 통해 인생을 배웠다. 그는 "처음 악기를 대할 때 누구나 어색하고 힘들어 한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접하면 익숙해진다"며 "어리숙함과 익숙하지 않음이 연결되면서 악기와 친숙해지는 과정이 인생과 닮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악기를 배우며 인생의 단면을 배우게 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이 배움이 교육을 받은 학생들에게 전파돼 긍정의 에너지가 되는 것을 보며 뿌듯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교육을 받은 후 자신감 없던 친구들의 눈빛이 달라진다"며 "배움을 통해 자신감을 얻은 모습을 보면서 긍정의 에너지를 전파하는 음악교육을 지속해야 겠다는 책임감이 든다"고 말했다.
음악을 공부하고, 음악을 가르치고, 음악을 통해 사회에 환원하며 달려온 신 대표의 장기적인 목표는 '대안학교'다. 신 대표는 "교육의 질을 높이려면 체계적인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체계가 잡힌 곳에서 수준 있는 교육을 하기 위해 대안학교를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설명했다. 창의적 교육을 하며 능동적인 사람을 기르는 것도 부차적인 목표다.
대안학교에서 성장한 친구들과 함께 음악 공연을 만들어나가는 것도 그의 희망이다. 체계적으로 교육받은 사람들로 이뤄진 구성원을 중심으로 공연의 질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음악하는 사람들이 창의적으로 일할 수 있는 장소와 분위기를 만드는 것도 희망하는 바다. 그는 "음악을 전공한 사람들은 학교 선생님이나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들어가는 것 이외에 정당하게 일할 곳이 많지 않다"며 "이들이 정당한 대우를 받으면서 사회에 의미있게 기여할 수 있는 일자리를 창출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목표와 희망이 너무 많은 그의 욕심에는 구김이 없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