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남궁민관기자] 화학업계의 새 먹거리, 바이오 시장을 열기 위한 국내 기업들의 노크가 이어지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산업의 탈석유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가운데, 차별화된 성장동력을 찾으려는 노력이다.
일반적으로 바이오 산업은 레드, 그린, 화이트 등 3개 분야로 나눠진다. 레드바이오란 헬스케어 및 바이오신약 등 보건·의료, 그린바이오는 식량, 화이트바이오는 바이오연료 산업을 말한다.
일찌감치 레드바이오 산업에서 투자를 이어온 SK와 코오롱은 올해 가시화된 성과를 내놓고 있다. SK케미칼은 지난달 27일 혈우병 신약 '앱스틸라(NBP601)'가 국내 바이오신약 중 최초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최종 시판 허가를 받았다. 앞서 SK케미칼은 지난 1987년 삼신제약 인수 이후 레드바이오 산업에 뛰어들어 30여년간 항암제 '선플라',천연물 신약 관절염 치료제 '조인스', 발기부전치료 신약 '엠빅스', 세포배양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 등 신약을 개발해 왔다.
코오롱 역시 코오롱생명과학을 중심으로 20여년 만에 결실을 눈앞에 두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 2000년 한국 티슈진아시아로 처음 설립됐으며, 2006년 원료의약 및 환경소재사업을 양수받으면서 그룹 내 바이오 주력 계열사로 자리잡았다. 긴 투자 끝에 올해 세계 최초 퇴행성관절염 세포유전자 치료제인 '인보사' 양산을 위한 유상증자를 진행 중이며 코오롱은 약 235억원을 들여 이에 참여한다. 인보사는 연내 한국 식약처 신약품목허가를 받을 예정으로 미국에서도 임상 3상 준비에 돌입했다.
업계 관계자는 "석유화학 시장은 전통적으로 변화에 느린 만큼 새 먹거리에 대한 대응도 늦은 편"이라며 "이에 석유화학만으로 기업을 성장시키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진입장벽이 높지만 지속 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바이오 산업에 눈을 돌리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이 지난달 3일 팜한농 현장경영에 나서 종자들을 살펴보고 있다.사진/LG화학
그린바이오 산업은 이제 걸음마 수준으로, LG화학이 선두에 있다. 지난 4월19일 LG 계열사로 공식 출범한 팜한농은 국내 작물보호제 시장점유율 1위(27%), 종자·비료 시장 2위(19%)를 차지하고 있는 대표적 그린바이오 기업이다. 인수 직후 국내 주요 기업 신용평가사들도 팜한농에 대한 신용등급을 상향조정하면서 시장의 기대감을 반영하기도 했다. 다만 LG화학은 우선 팜한농의 사업 조기 안정화와 재무구조 개선 등에 나선 상황으로, 가시적 성과가 드러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GS칼텍스는 '바이오부탄올'의 데모 플랜트 건설에 나섰다. 바이오부탄올은 폐목재, 임지잔재, 농업부산물, 팜 부산물, 사탕수수대, 옥수수대, 거대억새 등 모든 종류의 저가 목질계 바이오매스로부터 생산이 가능한 차세대 친환경 연료로, 화이트바이오 산업에 해당한다. 플랜트는 현재 공사 중으로 조만간 기공식을 갖고 준양산 단계에 돌입할 예정이며, 향후 안정적 공급처 확보가 관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남궁민관 기자 kunggi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