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우찬기자] 휠라코리아 간부에게서 뒷돈을 받고 주식을 저가로 팔아 치운 군인공제회 전 직원이 실형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배임수재·업무상배임 혐의로 기소된 김모(58)씨와 정모(39)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김씨와 정씨 측 상고를 기각하고 김씨에게 징역 10개월에 추징금 1억2000만원, 정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3일 밝혔다.
군인공제회는 2007년 3월 휠라코리아에 대해 재무적 투자자 자격으로 협약을 맺고 휠라코리아의 상환전환우선주 50만주를 매입해 보유했다.
군인공제회 투자업무 담당자로 일한 김씨는 2010년 9월 휠라코리아 이사 박모씨에게서 “휠라코리아가 성공적으로 상장하기 위해 군인공제회가 보유하고 있는 휠라코리아 주식을 상장 전에 우리에게 주당 3만9000원에 매각하도록 해달라"는 청탁을 받았다.
김씨는 휠라코리아의 자회사인 지엘비에이치코리아(GLBH Korea)에 25만주를 1주당 3만9000원에 매각하고 그 대가로 휠라코리아에게서 1년 동안 월 500만 원씩 합계 1억2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자문료 명목으로 돈을 받았지만 자문 활동은 하지 않았다.
하지만 매각 추진 당시 휠라코리아의 1주당 시가는 5만원을 상회했다. 증권사가 내놓는 증권보고서도 재무제표나 브랜드가치 등을 분석하면서 휠라코리아에 대해 5만원에서 7만7000원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김씨와 부하직원 정씨는 펀드 운용사인 맥쿼리에게서 출장비 명목으로 1억1400여만원을 지급받아 군인공제회에 귀속하게 될 수익금 1억여원 상당을 사용해 손해를 입힌 업무상배임죄에 대한 공범으로 같이 기소됐다.
해당 펀드는 운용계약에 따라 펀드자금에서 경비 명목으로 출장비가 지급될 수 있었다. 출장비 등으로 지급된 자금은 군인공제회가 분기별로 배당받을 수익금에서 공제돼 결국 군인공제회에 배당될 수익금은 감소했다.
1심은 "김씨가 돈을 받은 사실이 부적절하더라도 이를 근거로 1억2000만원이 주식 매각 대가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배임수재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또 "피고인들이 출장비용 등을 지원받을 당시 수익금 차감 사실을 알았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업무상배임도 무죄로 판결했다.
2심은 "김씨가 휠라코리아와 자문계약을 체결한 적이 없음에도 주식 매각 이후 자문계약을 체결했다. 실제로 구체적인 자문을 하지도 않았다"며 "자문계약은 비밀리에 체결됐다"면서 주식의 저가 매각과 자문료 1억2000만원 사이에 대가관계를 인정해 배임수재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업무상배임에 대해 2심은 "정씨는 출장비용 등이 해당 펀드에서 나간다는 말을 들었고 관련 이메일도 직접 받았다"며 "정씨는 펀드와 관련해 군인공제회의 실무자로서 맥쿼리에게서 출장경비 등을 지원받는 일을 직접 처리했다. 남은 경비에 대해서는 김씨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정씨에게만 유죄를 선고했다.
대법원. 사진/뉴스토마토 DB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