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정운기자] 금융당국이 저축은행 영업활성화 차원으로 지점 규제를 풀어줬지만 생색내기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들이 이미 지역 거점을 확보한 상황에서 지역 경계를 넘어서지 못하는 규제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4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이 지난 4월부터 지역금융 우수 저축은행의 영업기반 확충을 위해 지점 설립 규제를 완화했지만 두 달여 기간동안 늘어난 곳은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지난 3월 '상호저축은행업감독규정 개정안'을 의결하고 지점 설치시 요구되는 증자요건을 최소 자본금의 100%에서 절반으로 완화하는 규정을 4월8일 시행했다.
대상은 영업구역 내 신용공여 실적이 수도권의 경우 전체 신용공여액 중 60%이상, 이외지역 50%이상인 자산규모 1조원 이하, 영업구역 1개인 저축은행이다.
현재(6월1일 기준) 저축은행업계의 영업지점 수는 211개로 지난해 말(209개) 보다 2곳이 늘었다.
그러나 이는 규제가 완화되기 전인 지난 1월에 신규로 설립된 지점과 기존 출장소가 지점으로 승격해 늘어난 것이다.
이에 대해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지점 확대에 투입되는 비용에 비해 효용성이 떨어진다"며 "이미 주요거점 지역에 영업점이 있기 때문에 지점을 더 늘릴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간 저축은행들은 지점이나 출장소를 확대하기 위해 '저축은행업법 제5조 상호저축은행의 자본금' 조항에 따라 자기자본 증자를 해야만 했다.
증자 금액은 지점의 경우 서울지역내 120억원, 광역시 80억원, 기타 지역은 40억원의 자기자본을 증자해야만 영업점을 새로 개설할 수 있다.
금융당국은 서민금융 활성화를 위해 영업구역 내 신용공여도가 높은 저축은행에게 지점 요건을 완화해줬지만 저축은행업계는 시큰둥한 반응이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최근엔 비대면을 이용한 영업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신규 지점을 설립해 영업을 강화할 필요성이 있느냐"며 "수익구조 개선에 따라 저축은행업계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몇 십억원 씩 사업비용을 투자해 영업점을 늘리려는 저축은행이 있을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지난 4월부터 지역금융 우수 저축은행의 영업기반 확충을 위해 지점 설립 감독규제를 완화했지만 두 달여 기간동안 늘어난 곳은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이정운기자
이정운 기자 jw891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