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기자] 국가경제를 지탱하던 수출이 휘청이고 있다. 역대 최장기(17개월) 감소세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대기업에 이어 벤처·중소·중견기업계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어 시급한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7일 한국무역협회 등에 따르면 4월 누적기준 국내 벤처기업의 수출액은 52억2500만달러(약 6조200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5% 감소했다. 지난해까지 중국·미국·베트남 지역 매출 증가에 힘입어 2년 연속 상승했지만, 지속되는 글로벌 경기 둔화에 성장세가 꺾였다.
중소·중견 기업들의 수출실적도 감소했다. 지난 4월 중소기업청이 발표한 ‘2월 중소·중견기업 수출동향’에 따르면 1~2월 수출액은 278억8600만달러(약 32조131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5% 하락했다. 동반 부진이다.
2015년부터 2016년까지 중소·중견기업 수출실적 추이 자료/중소기업청
지독한 수출부진에 산업통상자원부는 “세계 경기부진, 저유가, 단가하락 등 부정적 여건이 지속된 것이 주요 원인”이라며 대외환경 변화에서 요인을 찾았다. 향후 전망도 우울하다. 국제통화기금(IMF)은 “글로벌 무역 증가율이 둔화되는 추세는 경기 변동과 상관없는 구조적 요인”이라며 “세계 경기가 회복되더라도 이전처럼 무역이 늘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일각에서는 구조화된 수출 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해 정부가 기존의 대기업 위주 정책에서 벤처·중소기업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변하면서 국가경제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도 대기업의 편중성을 탈피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중기청에 따르면 1~2월 우리나라 총수출 중 중소·중견기업의 비중은 38.2%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포인트 증가했다. 2012년 총수출의 32.1% 수준이었던 중소·중견기업 비중은 이듬해 32.9%, 2014년 33.7%, 지난해 35.9%로 계속 늘어나는 추세로, 주춤한 대기업을 대신해 중소·중견기업이 수출을 지탱하고 있는 셈이다.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은 “우리나라 수출이 부진한 것은 대기업 중심 수출 구조와 함께 중소기업의 높은 내수 의존도에 원인이 있다”면서 “중소기업이 수출 주체로 나설 수 있도록 수출 구조가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