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2년만에 재무구조개선 약정이 종료된
동국제강(001230)이 숙원하던 용광로를 갖게 됐다. 브라질 CSP제철소를 구상하고 추진했던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은 최근 실형이 확정되며 결국 화입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동국제강이 10일(브라질 현지 시각) 브라질 CSP제철소 화입식을 열었다. 사진/ 동국제강
동국제강은 10일(브라질 현지 시각) 브라질 북동부 쎄아라(Ceara)주 뻬셍 산업단지의 CSP 제철소에서 연산 300만톤급 용광로 화입식을 거행했다. 이날 행사에는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을 비롯해, 장인화 포스코 부사장과 세르지오 레이테 (Sergio Leite) CSP CEO를 비롯한 CSP 임직원이 참석했다.
이번 화입식은 브라질 쎄아라주 투자를 시작한 2005년 이후 11년 만이다. 지난 2012년 7월 제철소 착공 이후 약 4년에 걸친 그린필드 공사(greenfield·인프라에서부터 공장까지 건설)의 마무리단계다.
이날 동국제강 장세욱 부회장은 "CSP는 고로제철소를 만들겠다는 3대에 걸친 꿈의 실현이며, 2005년 브라질 쎄아라에 제철소를 짓겠다는 약속을 지켜낸 일"이라며 "CSP를 세계 최고의 제철소로 만들고 지역사회와 더불어 성장하는 정신을 브라질에서도 실현하겠다"고 다짐했다.
CSP제철소 용광로 화입은 동국제강이 1954년에 설립된 이후 62년만의 일이다. 포스코, 현대제철에 이어 3번째로 용광로 제철소를 보유한 기업이 됐다. 동국제강은 소형 용광로를 인수한 적 있지만 현재 국내에서 전기로 3개를 운영하고 있다.
CSP 제철소는 브라질 철광석 회사인 발레까지 참여한 한국과 브라질 경제 협력의 상징이기도 하다. CSP제철소는 동국제강(30%)이 기획자와 슬래브 구매자로서 참여했고, 브라질의 발레(50%)는 철광석 원료를 공급하고, 포스코(20%)가 기술부문과 가동을 맡으며 합작했다. 한 해에 300만톤 규모의 슬라브를 생산할 수 있고, 총 55억달러가 투자됐다.
공장 건설과 별도로 쎄아라 주정부와 브라질 연방정부에서 제철소와 연계되는 7억달러 규모의 항만, 발전소, 변전소, 도로, 용수 등 인프라 투자가 병행됐다.
동국제강은 CSP가동을 통해 일관제철사업자라는 꿈을 이루게 됐다. 동국제강은 CSP에서 생산하는 슬래브 중 60만톤은 한국으로 들여와 직접 사용하고, 100만톤을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해 글로벌 철강사로 발돋움한다는 각오다.
동국제강은 CSP를 통해 후판사업의 원가경쟁력을 높이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동국제강은 CSP의 슬래브를 사용할 경우 후판 사업부문에서만 100억원 상당의 원가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후판 사업의 고도화도 병행한다는 전략이다. 원유수송용과 플랜트 용 등에 사용되는 후판인 후판 고급강의 비중을 2015년 기준 15% 에서 오는 2017년 30%까지 높인다는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용광로 제철소인 CSP에서 고급강용 소재를 원가 수준에서 조달할 수 있다는 장점을 활용할 경우 추가로 100억원 상당의 수익 증대와 1000억원의 매출 증대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외도 동국제강은 CSP를 활용한 원자재 협상력 제고, 직접 설계한 원자재 사용에 따른 품질 안정성 향상 등의 간접 비용 절감 효과까지 기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CSP는 동국제강 물류 계열사나 IT 계열사의 글로벌화의 기회를 제공하게 되며, 향후 브라질을 기반으로 하는 사업 확장에 따라 동국제강 그룹 차원의 다양한 시너지도 예상된다"며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 CSP제철소의 조기 가동안정화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동국제강은 이달 초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으로부터 재무구조개선 약정 종료를 통지받았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