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문경기자] 넥슨으로부터 뇌물을 수수한 혐의로 진경준 검사장을 고발한 시민단체가 김상헌
NAVER(035420)(네이버) 대표도 공범이라고 주장하고 나서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진경준 검사장과 김상헌 네이버 대표 등이 2005년 매입한 넥슨 주식의 자금 출처가 넥슨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김상헌 대표도 도덕성에 적지 않은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25일 서울 강남 한 중식당에서 열린 네이버 미디어 라운드 테이블에서 김상헌 네이버 대표가 발표 중이다. 사진/네이버
12일 윤영대 투기자본감시센터 대표는 “진 검사장이 넥슨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산 것은 뇌물을 받으면서 위장 거래까지 한 것”이라며 “지난 1일 검찰 고발인 조사에서 넥슨 창업주에 대한 수사를 촉구와 김상헌 네이버 대표도 공범이므로 소환조사하고 함께 처벌해달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네이버 측은 “김 대표의 개인적인 일을 회사 입장에서 언급하는 게 이상할 뿐더러 검찰의 출석 요청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사안이 현직 검사와 IT(정보기술) 업체와의 ‘부적절한 주식 거래’ 의혹으로 확산되면서 네이버 또한 기업 이미지에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서울대 법대 82학번인 김 대표가 그동안 대학 후배인 진 검사장과 김정주 회장을 두둔하려고 주식 매입 자금 출처를 의도적으로 숨겨 온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넥슨은 2005년 당시 퇴사한 임원이 보유한 넥슨 주식을 매각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넥슨은 이 주식을 진 검사장, 김 대표, 박 모 전 NXC 감사에게 자금을 대여해 주식을 매입할 수 있도록 도왔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김정주 NXC 회장(당시 넥슨 회장)가 넥슨 주식 매입기회를 주면서 김 회장이 진 검사장에게 모종의 부탁을 했고, 단순한 주식 투자가 아니라 ‘보험성 뇌물’로 볼 여지가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김 대표는 진경준 검사장의 넥슨 주식특혜 논란 관련, 검찰 소환 가능성이 높은 인물 중 하나로 거론 되고 있다. 넥슨 오너의 회사 비상장주식 거래 개입 경위를 파악하는 과정에서 김 대표에 대한 소환 조사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판사 출신인 김 대표는 넥슨 주식을 매입할 당시 LG법무팀 부사장이었다. 하지만 김 대표가 2009년 네이버 대표를 맡은 뒤 주식을 수년 동안 보유, 네이버와 넥슨의 연관성이 있었는지 조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 대표는 1986년 사법고시 통과후 1993년부터 1996년까지 서울지방법원에서 지적소유권 전담판사를 하다 기업인 LG그룹에 입사했다. 그는 LG그룹 구조조정본부 법무팀에서 10여년 동안 일하며 외환위기 시절 구조조정과 지주회사 전환 등 굵직한 현안을 맡았다.
그가 네이버(전 NHN)와 인연을 맺은 것은 2007년이다. 김 대표가 LG에서 네이버로 옮기게 된 배경에도 진 검사장과 김 회장의 소개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진 검사장이 김정주 회장에게 서울대 법대 4년 선배인 김 대표를 소개했고, 이후 김 회장이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86학번 동기인 이해진 네이버 의장에게 김 대표를 소개한 것으로 전해진다. 친구관계인 김 회장과 진 검사장을 축으로 이해진 의장, 김상헌 대표의 학연이 얽혀있는 것이다. 이들의 만남 후 그해 4월부터 네이버의 경영 고문을 맡았다. 이후 부사장급인 경영관리 본부장을 거쳐 2009년부터 네이버를 이끌고 있다.
이번 넥슨 주식 매입 논란은 현재 모바일 메신저 라인 해외 상장을 앞두고 회사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네이버의 자회사 라인은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이 7월 중순으로 예정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주식 매입자금 자체가 문제의 소지가 다분해 법적 논란을 떠나서도 도덕성에 치명적인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문경 기자 hm082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