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기자] 모바일 운영체제(OS) iOS 폐쇄정책을 고수하던 애플이 문을 열었다. iOS의 음성인식 서비스 시리 등을 외부 애플리케이션(앱)과 연동할 수 있도록 하면서 개방형 OS의 대표격인 구글 안드로이드 추격에 나섰다.
애플이 13일(현지시간) 공개한 자체 운영체제 iOS10. 사진/애플코리아
13일(현지시간) 애플이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한 ‘세계 개발자 회의(WWDC) 2016’에서 공개한 iOS의 새 버전 ‘iOS10’ 특징은 ‘개방’으로 요약된다. 음성비서 ‘시리’와 터치 강도에 따라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3D 터치’, 업그레이드된 지도 서비스 등을 제3의 앱 개발사가 연동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가령, 시리를 통해 음성으로 “위챗(모바일 메신저)으로 A에게 B라는 내용을 전해달라”고 하면 위챗에서 원하는 메시지가 전송되는 방식이다. 또 애플 지도의 원하는 곳에서 우버 택시를 예약할 수도 있다. 별도로 앱을 실행할 필요 없이 애플 지도에서 다른 앱의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애플이 외부 앱 개발자들에게 자사 서비스를 공개한 것은 이례적으로, iOS 생태계 확장을 통해 안드로이드와의 격차를 줄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안드로이드는 개방형의 특징을 전폭 활용하며 스마트폰 OS시장을 장악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전세계 스마트폰 OS 시장에서 안드로이드는 83.6%(판매량 기준)의 압도적인 점유율로 1위에 올랐다. iOS는 안드로이드에 이어 2위를 지켰지만 15.4%의 점유율로 안드로이드와의 격차가 70%포인트에 달했다.
삼성전자(005930)와
LG전자(066570), 중국의 샤오미·화웨이 등 애플을 제외한 대부분의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OS로 안드로이드를 채택, 굳건한 진영을 구축했다. 구글은 롤리팝, 킷캣에 이어 최신 버전인 안드로이드 6.0 마시멜로까지 무료로 공개했으며 삼성전자의 갤럭시S7, LG전자의 G5 등 최신 스마트폰들이 마시멜로를 탑재했다.
특히 최근 안드로이드 진영에서 출시된 스마트폰 외의 기기들은 아이폰에서도 사용 가능해 안드로이드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워치 ‘기어S2’가 아이폰에서도 사용 가능하도록 iOS용 앱을 정식 출시할 계획이다. LG전자가 지난 4월 G5와 함께 출시한 모듈형 기기 ‘프렌즈’도 안도로이드와 iOS를 동시에 지원한다. 360도 카메라 ‘LG360캠’, 오디오 모듈 ‘H3 by B&O 플레이’, 목에 거는 블루투스 이어폰 ‘톤플러스’ 등은 모두 안드로이드와 iOS에서 사용 가능하다.
한편 안드로이드 독주와 iOS 고전 속에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삼성전자의 타이젠 등의 점유율은 미미하다. 삼성전자는 구글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타이젠을 갤럭시S7과 스마트워치·스마트TV 등에 탑재했지만 점유율은 1%에 미치지 못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