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핵심 당사자 면담도 없이 혐의 부인

이상돈 "리베이트라는 돈, 당 유입 없어"…김수민·박선숙 조사는 '나중에'

입력 : 2016-06-15 오후 4:09:44
[뉴스토마토 박주용기자] 국민의당은 15일 김수민 의원의 총선 불법정치자금 의혹과 관련해 “당으로 유입된 돈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하는 자체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나 김 의원과 박선숙 의원 등 핵심 당사자들과의 면담조사도 없이 중간조사 결과를 내놓으면서 봉합과 수습에 급급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당 진상조사단장인 이상돈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의원이 대표로 있던 디자인업체인 ‘브랜드호텔’과 브랜드호텔에 하청을 준 광고대행업체를 조사한 결과 선거관리위원회가 리베이트라고 주장한 돈이 계좌에 그대로 남아있다”며 “국민의당 어느 누구에게도 간 적이 없다”고 말했다.
 
진상조사단은 그동안 국민의당의 TV광고 대행업체인 S사와 선거공보물 인쇄 대행업체인 B사가 각각 브랜드호텔에 지급한 1억1000만원과 6820만원이 국민의당으로 흘러들어왔는지를 중점적으로 봤다. S사가 별도로 지급한 체크카드 6000만원의 용처도 조사했다. 선관위는 이 자금을 사실상 국민의당으로 들어간 리베이트로 보고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이 최고위원은 브랜드호텔이 조사단에 제출했다는 통장 외에 별도의 계좌나 현금 거래로 자금이 오갔을 수도 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바깥에 뭐가 나와있는지는 우리가 판단할 수 없다”면서 “B사와 브랜드호텔은 젊은이들이 만든 작은 회사다. 제가 느끼기에는 그리 원대한 음모를 할 만한 회사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그는 김 의원과 김 의원의 지도교수인 숙명여대 김모 교수 등이 포함된 홍보TF가 국민의당이 아닌 브랜드호텔 소속으로 당과 무관하다는 취지의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국민의당이 광고 대행업체와 계약을 맺은 뒤 그 대행업체가 브랜드호텔과 하청계약을 맺은 계약 구조에 대해서는 “업계에서는 통상적 절차”라며 “광고 대행업체가 수수료를 브랜드호텔과 나눈 것은 광고기획에 대한 용역서비스의 대가”라고 설명했다. 이는 국민의당의 최초 문양(PI) 작업을 한 이상민 브랜드앤컴퍼니 대표가 전날 “브랜드호텔과 하청업체간 거래방식은 업계 관행이 아니다”라고 주장한 것과 배치되는 부분이다.
 
진상조사단은 의혹의 당사자인 김 의원과 총선 당시 사무총장으로 회계책임자였던 박선숙 의원, 왕주현 전 사무부총장에 대한 개별 면담조사는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성급한 발표라는 지적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B사 대표도 연락이 닿지 않아 만나지 못했다고 했다. 이 최고위원은 박선숙·김수민 의원에 대한 면담과 인쇄 대행업체 대표의 진술을 추가로 들어보겠다고 말했다.
 
진상조사단 위원인 김경진 의원도 문자메시지를 통해 “브랜드호텔 주식회사 통장으로 이체된 돈이 국민의당이나 국민의당 관계자에게 전달된 흔적은 전혀 없다”며 “지금까지 밝혀진 바로는 (의혹이) 오보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국민의당에서) 김수민 의원이 직전까지 대표이사로 재직하던 특수관계 회사에 일감을 주도록 한 부분에 대한 도덕적 비판에 대해서는 송구하다”고 말했다.
 
김수민 의원은 이날 당 행사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공천헌금이 없고 리베이트 또한 없었다”고 말했다.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서부지검은 왕주현 전 부총장에게 이날 검찰에 출석하도록 통보했지만 왕 전 부총장은 변호인과 논의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조국 서울대 교수는 전날 밤 자신의 SNS를 통해 "'허위계약서’ 작성과 ‘체크카드’ 제공 형식의 대가지급이 업계의 ‘관행’일지 모르나, 정상적 거래방식이 아님은 분명하다”며 “국가로부터 선거보전 비용을 받는 공당이 이런 일을 옹호하지는 못하리라. 형법 위반 수사는 필연적이다. 제약회사의 의사 대상 ‘리베이트’가 ‘관행’이 아니라 ‘범죄’로 처벌되고 있음을 생각해보면 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당 이상돈 최고위원이 1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수민 의원의 홍보비 리베이트 의혹’과 관련해 중간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스1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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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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