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기자] 국민의당 김수민 의원의 홍보비 리베이트 의혹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국민의당과 당내 유력 대권주자인 안철수 상임공동대표가 이번 의혹으로 최대의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자체 진상조사단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국민의당은 13일 진상조사단을 출범시켜 적극적인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진상조사단은 이상돈 최고위원을 단장으로, 6~7명의 원내외 법조인들로 꾸려질 것으로 알려졌다. 이 최고위원과 이용주 법률위원장, 판사 출신인 송기석 의원, 변호사 출신의 장진영 대변인 등 법조인 다수가 포함될 전망이다.
진상조사단은 사실 관계를 철저히 밝히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지만 조사 과정에서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12일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지지율에 부정적인 영향이 끼치는 것을 조기에 차단하는 역할은 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국민의당 지지층의 인식을 바꾸는데는 조금 역부족인 측면이 있다. 앞으로 어떻게 달라질 것인지 명확하게 밝히는 수준까지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조사 범위를 어디까지로 해야 하는지도 중요한 쟁점이다. 당내에서는 문제가 된 홍보비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과, 김수민 의원이 비례대표 7번으로 공천된 과정 전반을 살펴봐야 한다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안철수 대표는 지난 11일 국회에서 열린 한국편집기자협회 체육대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진상조사단이 공천 과정까지 조사하느냐’는 질문에 “전체를 다 조사하고 거기서 투명하게 말씀드릴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장진영 대변인은 12일 통화에서 “당 대표가 말씀했기 때문에 논의해봐야 하겠지만 현실적으로 짧은 시간 안에 이 정도 인력으로 할 수 있는 범위가 있다. 의욕만 앞서서는 되지 않을 것”이라고 다른 뉘앙스의 말을 했다.
시사평론가 유창선 박사는 “공천 과정 전반으로 (조사를) 확대하는 것은 너무 범위가 넓어지는 것 같다”며 “우선은 리베이트 의혹과 불법 정치자금인지 여부부터 명확하게 조사해야 한다. 그런 과정에서 의혹이 제기된다면 확대할 수 있지만 처음부터 공천 전반까지 일을 크게 벌이는 것은 근거가 너무 막연하고, 오히려 초점을 상실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김 의원과 관련된 의혹은 계속 제기되고 있다. 김 의원이 대표로 있던 디자인 업체 ‘브랜드호텔’이 광고대행 업체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을 당시 김 의원 측이 먼저 돈을 요구했다는 주장이 나왔고, 계약서도 제대로 없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중앙선관위가 조사에 나서자 뒤늦게 허위 계약서를 작성했다는 진술도 한 언론에 의해 보도됐다.
아울러 국민의당에게 홍보비로 17억원을 제시한 업체도 있었지만 국민의당이 김 의원과 관련된 업체에 20억원을 주기로 하고 계약을 맺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비례대표 공천 신청도 하지 않은 김 의원이 갑자기 비례대표 순번 7번을 배정받은 것과 관련해서도 뒷말이 무성하다.
이번 사건이 불거진 배경에 ‘내부 알력다툼’이 있다는 해석도 가라앉지 않으면서 내부 그룹간 긴장도 높아지고 있다. 안 대표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박선숙 의원이 창당 과정에서 사무총장 등 요직을 맡아 권한을 행사한 것을 두고 이를 곱지 않게 바라본 세력들이 움직였다는 설이다.
12일 서울 마포구 국민의당 당사 복도에 적막감이 흐르고 있다. 사진/뉴스1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