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위기의 안철수

입력 : 2016-06-13 오후 1:12:52
[뉴스토마토 박주용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가 어쩌면 정치인생 최대의 위기에 봉착했다. 김수민 의원의 선거 홍보비 리베이트 의혹은 당사자인 김 의원에만 국한되는 문제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국회 원 구성 협상에서 나름대로 역할을 하며 기세를 올렸던 안 대표와 국민의당이었지만 커다란 암초를 만났다. 안 대표는 원 구성 협상을 통해 각인된 국민의당의 존재감을 바탕으로 이번주 전북을 방문해 시민들과의 접촉면을 늘려가며 대권 주자로서의 행보를 본격화할 예정이었지만 여의치 않게 됐다.
 
이번 의혹이 안 대표에게 뼈아픈 이유는 최측근이자 오른팔로 불리는 박선숙 의원도 고발됐기 때문이다. 박 의원은 총선 당시 국민의당 사무총장으로 회계 책임자였다. 당 안팎에서는 이번 사태가 안 대표 측근들 사이에, 혹은 측근과 그 외의 그룹 사이에 벌어진 알력다툼의 산물이라는 시각이 많다. 박 의원이 창당 과정에서 사무총장의 권한을 강력히 행사한 것을 곱지 않게 여긴 세력들이 움직였다는 설이다. 여기에 박준영 의원은 공천헌금 수수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개인들의 일탈로만 치부할 수 없는 일들이다.
 
이에 따른 안 대표의 위기는 여론조사 결과에 그대로 드러난다. 13일 리얼미터의 차기 대선후보 지지도 여론조사를 보면 리베이트 파문 이후 안 대표의 지지율은 10%선까지 위협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간 평균으로는 0.5%포인트 반등한 12.4%를 기록하며 3위 자리를 지켰지만 의혹이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10일에는 10.3%로 전날에 비해 4.1%포인트나 폭락했다. 차기 대선지형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양강구도로 급속히 재편되고 있다.(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숙고 끝에 안 대표가 내놓은 카드는 중앙당 차원의 진상조사단 발족이다. 이상돈 최고위원을 단장으로 '선관위 고발사건 진상조사단’을 13일 출범시켰다. 조사위원은 박주선, 김경진, 김삼화 의원 등 법조인 출신으로 꾸려졌다. 국민의당이 내부 조사를 통해 진상을 규명하겠다고 했지만 자체 조사 결과를 여론이 곧이곧대로 믿을지는 미지수다.
 
특히 이번 사안이 비례대표 공천 의혹으로까지 번지는 것은 국민의당으로서는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손금주 수석대변인은 “일단 선관위 고발사건에 한정해 조사를 하겠다”고 말했다. 비례대표 공천 의혹과 관련해서는 “리베이트 여부를 확인한 이후 (조사) 범위 확대 여부를 논의할 것”이라고 답했다. 전체를 다 조사하겠다는 안 대표의 지난 11일 발언과 거리가 있다. 의혹 자체도 크지만, 이런 위기관리 능력으로는 불을 끌 수 없다.
 
박주용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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