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중국 A주의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신흥국 지수(EM) 편입이 무산되면서 국내 증시도 수급 우려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중국 A주의 신흥국 지수 편입 가능성은 보다 높아진 반면 한국의 경우 이번에도 선진국 편입 관찰대상에서 제외돼 철저한 대비가 필요할 것으로 진단했다.
15일 증권가는 일단 한숨을 돌렸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A주(내국인 거래주식) 편입에 따른 국내증시에서의 자금유출에 대한 우려를 단기적으로나마 접어둘 수 있게 돼서다. 중국 A주가 MSCI 신흥국지수에 편입될 경우 중국의 상대적 비중 확대와 한국 비중 축소로 한국증시에서 대략 연 1조1000억원씩 유출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A주의 MSCI 편입 연기로 중국을 제외한 이머징 시장에는 안도감을 줄 것이란 전망이다.
염지윤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이 그동안 내국인 거래 전용 주식인 A주의 편입을 위해 MSCI가 중국 A주 편입과 관련해 제기한 문제들을 적극적으로 개선하며 편입 가능성을 높여왔지만 반경쟁 조항 등의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못한 상태"라며 "증시 폭락을 겪은 지 이제 만 1년이 지난 시점에서 MSCI가 투자자들이 투자하기에는 중국 자본시장이 아직 불안정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A주의 MSCI EM 지수 편입 연기는 중국을 제외한 이머징 시장에 안도감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한정숙
현대증권(003450) 연구원도 "A주의 편입 보류는 3번째로 국내 증시에서의 자금유출에 대한 우려가 해소되며 국내에는 다소 긍정적"이라면서도 "다만 최근 대외적 불확실성과 이슈가 더 크게 작용하고 있어 A주 편입 유보에 대한 영향은 양국 증시에 모두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최근 MSCI 발표를 앞두고 A주의 신흥국 지수 편입을 위해 시스템 제도를 대폭 재정비해가며 공을 들여왔다. 그러나 파생상품과 외국인 접근성 등에 대한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아 추가적인 개방과 제도적 정비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본국으로의 자금 송금이 월간 총 자산의 20%로 제한돼 있는 점이 주요 기관 투자자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신규 금융상품 취급에 대한 지방 거래소의 사전 승인이 필요하다는 점이 해소되지 않아서다. MSCI는 그간 시장접근성 이슈와 관련해 투자한도 배분, 자본이동 제한, 자본이득세관련 과세 불확실성을 이유로 편입을 보류했다.
다만 A주의 MSCI 편입 위협을 완전히 떨쳐버리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특히 내년도 편입 가능성에 무게가 더 실리고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조연주
NH투자증권(005940) 연구원은 "중국 A주 편입은 시간문제로 여전히 편입 가능성이 높다. 내년 또는 그 이전 비정기 변경일 A주 편입 가능성도 높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추후 중국 A주 편입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철저한 대비에 나설 것"을 당부한 것도 그런 이유다.
이날 열린 금융시장 점검회의에서 정은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당장 (국내 증시) 투자비중과 자금유출입 등 변화는 없겠으나 지수편입 가능성이 상존하는 만큼 철저히 대비해 나가야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국 A주의 신흥지수 편입과 한국의 선진지수 관찰대상국 편입이 동시에 이뤄질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주목된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는 "이번 이벤트 불발로 한국은 오히려 시간을 번 셈"이라며 "내년도 중국 A주의 신흥지수 편입과 한국의 선진지수 관찰대상국 편입이 동시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한중(韓中) 증시의 동조화 우려도 다소 완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양적 순유출은 제한되고 펀드 유출입 변동성은 현저히 줄고 신흥국(특히 중국)과의 동조화 현상이 줄어드는 등 큰 질적 개선을 보일 것"으로 평가했다.
중국 A주의 모간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신흥국 지수(EM) 편입이 무산되면서 국내 증시도 수급 우려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MSCI 정기 지수조정 결과 관련 금융시장 점검회의에서 정은보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