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15년간 R&D 1조원 투입

매출액 대비 20% 투자…경쟁사에 1.5배 이상

입력 : 2016-06-20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최원석기자] 한미약품(128940)이 지난 15년 동안 1조원이 넘는 비용을 R&D에 투자한 것으로 집계됐다. 상위 경쟁사들 R&D 예산에 1.5배 이상에 달했다.
 
19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00~2015년 한미약품(2010년 회사 분할로 이전 R&D 비용으로 집계)의 총 R&D 투자비는 약 1조65억원이었다.
 
한미약품은 경쟁사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예산을 R&D에 쏟아부었다. 같은 기간 유한양행이 5477억원, 녹십자가 6136억원을 R&D에 사용했다. 한미약품이 유한양행에 1.8배, 녹십자에 1.6배 R&D에 더 투자한 셈이다. 지난해 1조원의 매출을 기록한 제약사는 한미약품(1조3175억원), 유한양행(1조1287억원), 녹십자(1조478억원)다.
 
한미약품 R&D 투자비의 상당수는 신약개발에 사용됐다. 신약개발 프로젝트를 위해 2013년에는 1871억원을 R&D에 사용했다. 매출액 대비 20% 비중이며, 전년(910억원)비보다 2배가량 늘어난 금액이다. 제약업계에 역대 최대 규모 R&D 투자비다.
 
한미약품이 지난해 성사시킨 8조원 규모의 신약 기술수출 계약도 전폭적인 R&D 투자에서 비롯됐다. 일라이릴리, 베링거인겔하임, 사노피아벤티스, 얀센 등 글로벌 제약사와 당뇨신약, 항암제의 라이센싱-아웃 계약을 체결했다.
 
최근 국내 제약업계에는 글로벌 진출에 대한 목소리가 높다. 글로벌에서 성공할 혁신적인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선 R&D에 대한 집중 투자가 선제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한미약품이 대형 계약을 체결하자 일부 오너들은 자사 연구소의 무능을 질책했다"며 "모 제약사에선 임원들이 전부 소집돼 오너로부터 그동안 도대체 뭘 한 거냐라며 지탄을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신약개발을 위해 장기간 투자를 해야 하는 제약업계 특성상 회사의 비전과 방향을 결정하는 것은 결국 오너다"며 "신약개발과 해외진출을 모색한다면 오너부터 R&D 투자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8조원의 신약 기술수출을 성공시킨 한미약품 R&D 연구진.(사진제공=뉴시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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