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기자] 국민의당 김수민·박선숙 의원이 조만간 리베이트 수수 의혹에 대한 검찰 조사를 받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당내 진상조사단이 개점휴업 상태가 됐다. 지난 16일 왕주현 전 사무부총장이 검찰에 출석하는 등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되면서 의혹 규명의 무대가 검찰로 넘어간 모양새다.
앞서 당 진상조사단장인 이상돈 최고위원은 지난 17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일단 검찰 조사가 시작됐으니 과연 진상조사단이 무언가를 계속 할지 안할지는 두고봐야 할 것 같다”며 “당장 검찰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사실상 활동 중단 선언이었다.
손금주 수석대변인은 19일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당사자들을 소환조사하고 있는 상태에서 우리가 적극 대응하게 되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추가 진행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 사건 때문에 (국민의당이) 일하는 국회를 만드는데 당력을 집중하지 못했다. 앞으로 국민들에게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정책 마련을 더 활성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이 신중한 대응 기조를 정한 것은 당내 주요 인사들의 정제되지 못한 발언도 하나의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홍보 업체와의 계약 문제와 관련해 사건에 연루된 업체의 주장을 듣고서는 ‘업계의 관행'이라는 입장을 내놓았다가 디자인 업계의 반발을 산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진상조사단의 발표 내용이 나오자, 천정배 공동대표는 당의 의견이 아니라고 선을 긋기도 했다. 이상돈 최고위원은 리베이트 의혹에 관한 인터뷰 중 김수민 의원이 비례대표로 발탁된 것에 대해 “30대 청년들이 정치권에 들어오는 게 적절치 않다고 본다"는 주장을 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러나 리베이트 의혹이 불거진 후 당 지지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상황에서 수사를 지켜만 보지 말고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당 일각에서 나온다. 판사 출신인 송기석 의원은 “당 지도부가 현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모르고 있다”며 “진상조사단에 힘을 실어줘서 핵심 당사자 면담을 통해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해야 한다. 국민 눈높이에 맞게 신속히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국민의당은 리베이트 의혹을 빨리 해소해야 한다. 늦어도 추석 전에, 더 빨리해야 한다면 국정감사를 시작하기 전에 해소돼야 한다”며 “그렇지 못하면 국민의당은 상당히 어려워질 것이다"라고 예상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가 지난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뉴스1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