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기자] 국민의당 리베이트 사건 진상조사단이 '당에 돈이 유입되지 않아 당과 무관하다'고 발표한 데 대해 성급한 결론이었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셀프 조사기구’의 한계만 보여주며 의혹을 오히려 키웠다는 비판까지 나오면서 진상조사단 무용론도 제기됐다.
특히 당 지도부에서도 “성급한 발표였으며, 당의 입장은 아니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천정배 공동대표는 16일 언론 인터뷰에서 진상조사단의 전날 중간발표에 대해 “조사단이 관계자를 면담할 내용을 당이 나름대로 판단할 수는 있겠지만 이것을 국민들에게 발표하며 ‘이것이 진실’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냉정하게 말하면 조사단의 발표는 잠정적인 견해일 뿐 국민의당의 의견이라고 간주하지 말아 달라”며 “김수민 의원을 언제 공천했는지 등은 객관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말할 수 있겠지만 이외에 우리 당에 사실에 대한 입장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다.
진상조사단장인 이상돈 최고위원은 전날 언론 인터뷰에서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김수민, 박선숙 의원을 면담할지에 대해 “응하느냐 마느냐는 거기의 판단이다. 특히 이분들이 일단 피의자 같은 신분이 됐기 때문에 그분들의 의사를 존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두 의원과의 면담도 안 하는 조사를 이어갈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됐다.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는 16일 진상조사단의 중간 발표가 부실하다는 비판 여론과 관련해 “진상조사단에서 판단하고 진행할 것”이라며 “중간 결과 보고이고, 최종 보고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안 대표는 ‘공천 과정도 같이 조사해야 한다는 말인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거기(진상조사단)에 물어보라”며 즉답을 피했다. 앞서 안 대표는 지난 11일 공천 과정도 포함해 조사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이 최고위원은 16일 “(김수민 공천에 대해) 논란이 있을 수는 있지만 공천 자체에 대해서는 절차면에서 하등의 문제될 것이 없다는 것이 당의 판단이다. 진상조사단에서는 그 부분을 범위로 삼지 않았다”며 앞으로 조사할 계획이 없음을 시사했다.
이런 가운데 리베이트 사건에 연루된 의혹을 받고 있는 국민의당 왕주현 전 사무부총장은 이날 오전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왕 전 부총장은 기자들과 만나 “리베이트가 있었다는 것조차 모른다”며 “지시한 적도, 요구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국민의당 왕주현 전 사무부총장이 16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부지방검찰청에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으며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사진/뉴스1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