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금융당국이 상호금융권 가계부채 관리 방안으로 집단대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담보평가의 객관성을 높이기로 했다. 1금융권 대출심사 강화로 2금융권 대출이 급증하는 '풍선효과'를 차단하기 위해서다.
금융위원회는 '제2차 상호금융정책협의회'를 개최하고 상호금융업권 가계대출 현황 및 가계부채 대책 이행상황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최근 2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세가 다소 둔화되긴 했지만, 부동산 경기침체 및 금리 인상에 따른 위험이 여전히 잠재돼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비거치식 분할상환 비중이 낮아 향후 경기변동에 취약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상호금융권 주담대 분할상환 비중은 5.1%로 올해와 내년 목표치인 10%, 15%에 한참 미치지 못하고 있다.
토지, 상가, 오피스텔, 빌라 등 부동산 경기 변동에 취약한 비주택담보대출의 비중이 57.4%로 전체 가계대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것 또한 불안요인이다.
이에 따라 금융위는 비주택담보대출이 급증한 조합에 대해 각 중앙회가 LTV를 준수하는지, 담보평가는 적정한지 등 이행상황을 집중 점검하기로 했다. 이후 오는 9월로 예정된 상호금융정책협의회에서 점검 결과를 공개토록 할 예정이다.
◇서울의 한 은행 창구에서 고객이 대출관련 업무를 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또 일부 상호금융조합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는 집단대출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적절한 관리방안을 강구하도록 했다. 중금리 대출상품 출시로 신용대출 증가가 다소 빨라질 수 있다는 의견을 수용해 관련 상품 연체율 추이에 대한 모니터링도 강화한다.
이에 맞춰 현재 상호금융권은 농협처럼 개별 조합의 집단대출을 중앙회가 사전에 심사하거나 전월 말 대출잔액의 10% 이내로 집단대출한도를 설정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주담대 비거치식 분할상환 비중을 확대하기 위해 저조한 조합을 대상으로 우수사례를 전파하고 제도의 취지와 유인책을 적극적으로 안내하는 방안도 수립됐다. 지난해 12월부터 상호금융권은 비거치식분할상환대출 시 '정상'채권에 대해 충당금적립률을 1%에서 0.5%로 완화해주는 인센티브 제도를 적용하고 있다.
담보평가의 객관성과 적정성을 제고하는 방안도 도입된다. 상호금융 회사가 자체 실시했던 담보평가 업무에 외부 전문가를 포함시키겠다는 것이 골자다. 이에 따라 외부감정 확대, 대출과 감정평가 업무 불리, 평가결과에 대한 중앙회 검증기능 도입 등의 요건이 마련됐다.
아울러 상호금융 출자금에 대한 설명의무는 강화된다. 출자금은 예적금과 달리 원금손실 등 위험요인을 내포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설명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고객이 출자금 가입 시 위험요인 등을 잘 알고 가입할 수 있도록 '핵심설명서'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출자금 가입 후에도 원금손실과 인출제한 등의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중요정보를 출자금 통장에 명시하는 안도 포함됐다.
출자금 관련 제도는 각 중앙회의 주도로 가입신청서 서식 개정 및 전산시스템 개발 등을 거쳐 오는 9월에 시행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상황별 시나리오를 전제로 한 금감원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상호금융권 가계대출 손실흡수능력은 대체로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그러나, 비주택담보대출 비중과 비거치식 분할상환 대출 비중이 높아 적절한 관리방안을 강구했다"고 말했다.
윤석진 기자 dda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