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서영준기자] 단말기 지원금 상한제 폐지가 해프닝으로 끝났다. 그동안 정부와 이동통신업계에서 일던 혼란은 종지부를 찍게 됐다.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은 29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업무보고 자리에서 "현재로서는 지원금 조정 계획이 없다"며 "가능하면 (지원금 상한제가) 일몰법이니 3년까지는 규정대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이 29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에 업무보고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서영준 기자
지원금 상한제 폐지는 청와대와 기획재정부가 현재 33만원인 지원금 상한을 단말기 출고가 이하로 조정하려 한다고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사실상 지원금 상한제 폐지 효과를 노린 것으로,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개정을 위해서는 국회를 거쳐야 하지만 지원금 상한액을 규정하는 것은 방통위 고시만 개정하면 돼 손쉽게 가능했다. 이에 따라 찬성 진영에서는 침체된 내수경기 활성화를 위한 카드로 지원금 상한 폐지를 주장했다. 반면 반대 진영에서는 내년 9월 이후 자연스럽게 사라질 지원금 상한제를 애써 손 볼 필요가 없다는 논리를 폈다. 단말기 제조사들과 이통사들도 이해관계에 따라 입장이 확연히 갈렸다.
특히 지원금 상한제 폐지 문제는 방통위와 함께 단통법 주무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가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모습을 연출하면서 답답함만 더해갔다. 최양희 미래부 장관은 하루 전인 28일 국회 미방위 업무보고에서 야당 의원들의 질문 폭탄 속에서도 "지원금 상한제는 방통위 소관"이라며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때문에 이날로 예정된 방통위 업무보고는 업계로서는 초미의 관심대상이 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 위원장이 지원금 상한제를 폐지하지 않겠다고 못을 박으면서 더 이상의 관련 논의는 의미가 사라지게 됐다. 방통위는 지원금 상한제 폐지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기 위해 지난 27일 상임위원들이 모여 의견을 조율했다. 최 위원장은 "지원금 상한제 폐지를 위해 고시가 개정되는 것처럼 보도가 돼, 이를 명확히 하기 위해 지난 월요일 상임위원들간 논의를 했다"며 "상임위원들 모두가 현 단계에서 (이동통신)시장이 안정화돼 있으니 상한을 조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에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이통업계는 방통위의 결정을 내심 반기는 분위기다. 정부가 지원금 상한제 폐지를 추진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SK텔레콤(017670),
KT(030200),
LG유플러스(032640) 등 이통 3사는 내부적으로 의견을 조율해 방통위에 반대 입장이 담긴 공동 의견서를 전달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다만, 휴대전화를 제조하는 삼성전자, LG전자 등 제조사 입장으로서는 판매의 걸림돌이 되는 상한제가 유지됨으로써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서영준 기자 wind09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