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용현기자] 건설업계에 청년인력이 갈수록 줄어들면서 기능인력의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안정된 인력 공급을 위해 고등교육 단계부터 현장을 연계한 실습형 교육이 절실한 상황이다.
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4년 기준 우리나라 건설기능인력은 총 133만여명으로, 이 가운데 4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율은 107만5000여명, 80%에 달한다. 국내 전체 산업현장의 40대 이상 인력비율은 62.3% 수준이다.
건설업의 고령화는 다른 산업에 비해 기능인력의 중요성이 커 더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자동차나 반도체 등 실내에서 공장을 만들어 놓고 진행하는 산업의 경우 표준화나 자동화를 통해 인력 문제를 일정 부분 대체할 수 있지만 옥외에서 작업이 이뤄지는 건설업은 기계로 대체하는데 한계가 있고, 표준화가 힘들기 때문이다.
기능공으로 성장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청년층의 수급이 안정돼야 지속가능한 성장이 가능하다. 현장별로 토질의 차이는 물론, 날씨, 온도 등에 따라 작업의 세밀함이 요구되는 등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청년들이 등을 돌리면서 현장은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그들의 빈 자리는 외국인 노동자가 단순 노무 인력으로 채우고 있다.
심규범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소득과 고용이 건설업의 청년층 유입 감소의 주된 이유인데 적은 임금과 위험성 등이 고착화되면서 건설업 진출을 꺼려하고 있다"며 "지난해 건설업 외국인력은 29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는데 이들 저임금 인력의 증가로 내국인 소득증대에 한계가 발생해 젊은층의 외면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청년층의 건설업 외면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고등교육 단계에서 현장과 연결해 어느 정도 숙련된 기술을 가진 인력을 양성, 투입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
독일의 경우 듀얼시스템 제도를 통해 학교는 이론교육을, 훈련원은 실기, 현장은 실습을 담당해 졸업 이후 실무에 바로 투입될 수 있도록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교육단계에서 현장 실습에 대한 부분이 부족해 업계는 특성화고 졸업생에 대한 수급을 꺼려하고, 청년층은 건설업 진출에 대한 의지를 잃어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건산연 조사에 따르면 지난 1999년 당시 공업고등학교 건축토목과 3학년생 정원은 1만5000명에 달했지만 지난해에는 20% 수준인 3000명을 조금 웃도는 수준까지 떨어졌다. 건설업으로 진출할 수 있는 통로가 닫히고 있는 것이다.
심규범 연구위원은 "독일의 경우 3년 동안 현장을 누비기 때문에 현장과의 괴리없이 고숙련자가 만들어진다. 졸업과 동시에 바로 자기 역할을 하는 기능공이 된다"며 "우리나라도 이런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지만 아직 걸음마 단계다. 지속적인 건설업계 인력 수급을 위해서는 이같은 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건설업계의 기능인력의 고령화를 해결하기 위한 고등교육 단계부터 현장을 연계한 실습형 교육이 절실한 상황이다. 수도권 한 건설현장 모습. 사진/뉴시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