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자희망나눔센터 2년…쪽방촌 풍경 확 바꿨다

전국 최초 쪽방촌 커뮤니티시설 ‘동자희망나눔센터’ 2주년

입력 : 2016-07-06 오후 2:13:19
[뉴스토마토 박용준기자] #A씨(65·여)가 처음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에 남편과 들어왔을 때만해도 기껏해야 세 달만 머물다 나갈 줄 알았다. 그러나, 벌써 30여년이 흘렀다. 공사장 기술자이던 남편은 이젠 나이가 들고 건강이 좋지 않아 근로활동은 꿈도 꾸지 못했다. 1남1녀를 뒀지만 이젠 거의 연락되지 않는 상태다. 보증금 100만원, 월세 20만원의 작은 방에서 자칫하면 노숙자 신세로 전락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빠졌었다. 두려움을 이기려고 하루종일 TV에만 빠져 있었다. 그러던 A씨가 동자희망나눔센터가 생긴 후 목욕탕 정리정돈과 이용자 관리 등을 맡아 환경정비 일을 하면서 안정적으로 생활비를 마련하고 있다. 
매주 월요일엔 사랑방식도락 배식봉사활동, 수요일엔 서울역쪽방상담소 밑반찬 나눔행사로 비교적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 이따금 복지시설 청소봉사활동에도 나가고 있으며, 서울역쪽방상담소 자기극복 프로그램에도 참여해 산을 등반하고 있다. A씨는 “일자리를 통해 주민들과의 소통도 활발해져 오래 알고 지낸 주민, 새로 이사 온 이웃 모두 돈독한 유대관계를 맺고 있다”며 “앞으로도 이웃들을 위해 봉사하며 살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2014년 동자동 쪽방촌에 문 연 ‘동자희망나눔센터’가 개소 2년 만에 쪽방촌 분위기를 확 바꿨다.
 
동자동 쪽방촌은 주민 1100여명이 모여 사는 전국 최대 규모의 쪽방밀집지역으로 동자희망나눔센터는 지난 2014년 6월 전국 최초로 쪽방촌에 문 연 주민 공동이용시설이자 복합 커뮤니티 센터다.
 
쪽방촌 지역에 자원봉사를 하던 KT(030200)가 폐업한 목욕탕을 임차해 지상 2층, 반지하 1층 337㎡ 규모의 주민편의시설로 탈바꿈했다.
 
센터는 샤워룸과 목욕탕, 세탁실, 장애인화장실, 카페, 북카페, 주민쉼터, 프로그램실을 갖추고 있으며, 주민모임을 비롯해 참여형 프로그램운영으로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다.
 
2층 프로그램실은 주민 610명이 참여하는 13개 프로그램이 운영 중이며, 민간기업의 인력과 비용으로 운영되고 있다.
 
동자희망나눔센터 출범과 함께 시작한 양말인형은 지난해 10월 별도 공방을 마련한 자활사업으로 자리를 잡았으며, 지난 3월부터 KT wiz 구단 캐릭터 인형을 납품한 이래 올해 수도권 연고 5개 구단으로 납품 대상을 확대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이달 안에 인문학 프로그램을 비롯해 공예교실, 마을활동가 양성과정, 중장비자격증 취득과정 등 4개 프로그램을 신설할 예정이다.
 
김종석 서울시 자활지원과장은 “쪽방촌 주민에게 가장 힘든 것은 방문할 가족도, 믿을 수 있는 이웃도, 참여할 모임도 없는 고립감”이라며 “주민이 외롭지 않도록 커뮤니케이션 센터를 활용해 취약계층들의 여가선용의 모범이 되도록 더욱 열심히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서울 동자희망나눔센터에서 쪽방촌 주민들이 IT교육을 받고 있다.사진/서울시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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