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영의 공시Story)주식투자의 숨은 고수 '기업 임원들'…"우린 손해 안봐"

평균 보유기간 3.78년에 평균 수익률 127% 육박

입력 : 2016-07-11 오후 4:25:27
[뉴스토마토 박기영기자] 기업 임원들이 자사 주식거래를 통해 높은 수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브렉시트 등 대내외 변수로 인해 변동성이 커진 증시에서 많은 일반 투자자들이 막대한 손실을 입고 있는 상황이어서 그 배경이 주목된다. 
 
11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4~8일까지 기업 임원 및 주요주주가 지분 변동 공시는 총 623건이다. 이 중 기업 임원 공시건수는 219건이며, 이 가운데 주식을 처분해 수익을 실현한 경우는 18건이다. 
 
주식처분을 공시한 임원들의 평균 수익률은 127%, 평균 보유기간은 3.78년으로 집계됐다. 
 
지완구 삼성전자(005930) 부사장은 지난 5일 보유하고 있던 당사 주식 1406주를 처분했다고 7일 공시했다. 처분단가는 147만6000원으로 총 20억7500만원 규모다. 지 부사장이 해당 주식을 취득한 것은 지난 2009년 3월2일로 당시 주가는 종가 기준 46만2000원이므로 7년 간 올린 수익률은 219.2%(14억2373만원)에 달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 부사장이 주식을 처분한 다음날 3.27% 하락했다. 
 
주문기 한미약품(128940) 전무이사도 주식투자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주 전무는 지난 1일 2014년 2월1일 주당 9만4600원에 매입한 506주와 2013년 이전 보유하고 있던 118주 중 197주를 주당 71만3553원에 처분했다. 주 전무의 2년 간 수익률은 654%(1억2187만원)이다. 한미약품 주가는 주 전무가 주식을 판 다음날부터 하락세를 보여 지난 8일 69만원까지 떨어졌다. 
 
휴젤(145020) 임원들도 자사 주식투자를 통해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이 회사 김종민 부사장, 권순우 부사장, 이창진 전무는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4일까지 각각 보유 주식 1611주, 1611주, 1350주를 처분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상장 당시 16만8300원 수준이던 이 회사 주식을 6개월 만에 31만원에 팔아 평균 84.7%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김 부사장과 권 부사장은 2억2900만원, 이 전무는 1억9200만원 수준의 수익을 각각 거뒀다.
 
윤재훈 대웅 알피코프(대웅 계열사) 회장 역시 지주사인 대웅(003090) 주식거래를 높은 수익을 냈다. 윤 회장은 윤영환 대웅제약 회장 차남으로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5일까지 13차례에 걸쳐 대웅 주식 11만6924주를 90여억원에 처분해 62억2500만원을 벌었다. 그의 6년간 투자 수익률은 225.1%이다.
 
윤 회장은 지난 2009년 4월1일 대웅바이오 합병 과정에서 대웅 주식 86만4464주를 취득했다. 당시 대웅 주가는 2만3658원이다. 윤 회장은 대웅제약 대표이사를 맡다가 지난 2012년 연질캡슐 제조 계열사인 알피코프 회장으로 옮겼다.
 
반면 투자에서 손실을 본 경우는 18건 중 1건에 불과했다. 김동근 아비스타(090370) 대표이사는 지난 5~6일까지 자사주 108만1723주를 주당 2542원에 처분해 23%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김 대표가 자사주 370만3450주를 취득한 것은 상장일인 2006년 12월26일로 당시 이 회사 주가는 1만1000원 수준에 거래됐다. 23% 수준이다. 
 
박기영 기자 parkgiyoung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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