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구조조정을 앞둔 철강업계가 신용등급을 유지하며 안도했다.
한국기업평가가 국내 주요철강업체 8개 중 7개사의 신용등급 및 등급전망이 유지됐다고 12일 밝혔다. 광양제철소 직원들이 철의 중간 소재인 슬라브 표면을 고르게 하는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사진/포스코
한국기업평가(한기평)는 12일 상반기 철강산업 정기평가를 통해 8개 철강업체 중 7개사의 신용등급 및 등급전망이 유지됐다고 밝혔다.
포스코(005490)와
현대제철(004020),
세아베스틸(001430)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은 종전과 마찬가지로 각각 AA+, AA, A+를 유지했다.
동국제강(001230)은 BB로 부정적(Negative) 등급전망이 '안정적(Positive)'으로 조정됐다. 나이스신용평가도 최근 정기평가를 통해 지난 2014~2015년 업체들 등급 차별화가 이미 진행되어있고, 재무안정성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신용등급 및 전망을 유지한 바 있다.
한기평은 지난해 말을 기점으로 철강경기가 바닥을 친 것으로 평가했다. 이승구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한계상황에 처했던 공급측면에서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고, 중국의 구조조정 의지표명 및 후속조치를 감안할때 업체들의 재무구조를 훼손시킬 가능성은 제한적인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한기평에 따르면 정기평가 대상 업체들의 채산성은 현대비앤지스틸을 제외하고, 지난 2014년과 유사한 수준을 유지하거나 개선되는 등 양호한 상태다. 철강경기가 부진했음에도 올해들어 업체들이 수익을 챙길 수 있었던 것은 제품가가 하락한데다 철광석 등 원자재 구입가격도 동반하락했기 때문이다. 자체적인 구조조정 및 원가절감 노력도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한기평은 동국제강의 등급전망을 '안정적'으로 조정하며 자산 매각 등으로 동국제강의 재무안전성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에서 유동성 위험이 일정수준 완화됐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동국제강은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졸업하며 안정화를 꾀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지난 11일 올 2분기 99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대비 156%나 증가한 수치다. 한기평은 "올해 상반기 철강재 반등이 한계상황에서 찾아온 공급면의 변화라는 점과 자체 구조조정 노력으로 업체들이 재무안정성을 유지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른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최근의 가격 변동이 수요 확대 전망에서 기인한 것이 아니라 중국 내 공급측면 요인과 투기적 수요에 따른 것임을 감안하면 국내 철강사들의 영업실적 및 현금창출력이 장기적으로 회복세를 보이기 어려울 것"이라는 상반된 견해를 내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상반기 중국 덕을 보면서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대외환경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며 "국내 철강업계는 중국이라는 대외변수에 흔들릴 수밖에 없어 안심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철강협회는 보스턴컨설팅그룹에 국내 철강업계 구조조정에 관한 컨설팅을 의뢰한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 4월 철강업을 공급과잉업종으로 지정하고 컨설팅 결과를 바탕으로 구조조정 방향을 제시한다는 방침이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