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국내 상장지수증권(ETN) 시장이 기존 '1강(
삼성증권(016360))·2중(
NH투자증권(005940)·신한금융투자)' 체제에서 '1강(삼성)·3중(NH·신한·한국투자증권)'으로 개편되는 모습이다. 지난달 말 현재 국내 ETN 일평균 거래비중(금액)을 보면 삼성증권(49.9%)이 독보적인 1위를 유지하는 가운데 지난 5월까지도 5% 점유율에 미치지 못했던 한국투자증권이 최근 3위권에 껑충 진입, 2위인 NH투자증권 뒤를 바짝 쫓고 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전체 ETN 시가총액(지표가치금액)은 2조6535억원으로 지난 2014년 11월 말 출범 당시 4787억원 대비 5.5배 넘게 증가했다. 상장 종목수도 10개에서 106개로 늘었고 1억원대던 일평균거래대금도 324억원으로 급증했다.
이 가운데 삼성증권의 상장 ETN 종목수는 총 23개로 지난달 말 기준 전체 일평균거래대금 비중의 49.9%를 삼성증권이 차지했다. 삼성그룹사의 지원 영향이 안정적 수익 기반에 힘을 보탠 결과다. 이어 NH투자증권(18.9%), 한국투자증권(16.5%), 신한금융투자(14.2%) 순이다. 특히 전체 106개 ETN 중 일평균 거래량 상위 10위권에는 삼성증권의 ETN이 6개나 포함된다. 그러나 60% 가까이 육박하던 삼성증권 거래대금 비중이 50%를 밑돈 건 올 들어 처음이다. 한국투자증권이 최근 출시한 '레버리지 엔선물 ETN'이 엔화 강세 여파로 폭발적인 거래량을 일으킨 결과다. 현재 한국투자증권의 상장 ETN 종목수는 14개로 NH투자증권(24개), 신한금융투자(19개)에 비해 적은 편이다.
시장 관계자들은 한국투자증권이 1위인 삼성증권과의 격차를 좁혀나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초기 ETN 시장 개척자로 시장을 리드하던 한국투자증권의 ETN 상품들이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최근 엔화 강세로 시장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게 됐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한국투자증권이 주가연계워런트(ELW)나 장외 주가연계증권(ETN) 등 파생결합증권 발행과 운용 관련 수익성과, 운용 측면에서 워낙 심지가 굵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현재 2위인 NH투자증권은 물론 선두자리를 굳힌 삼성증권과의 점유율 간격을 더욱 좁힐 가능성도 높다고 했다.
ETN 시장의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증가하는 외형적 성장도 중요하지만 ETN 시장이 출범 3년차에 진입한 만큼 수익성도 담보할 수 있어야 유의미한 성장이라고 볼 수 있단 진단도 제기된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는 "여전히 ETN 시장에서 유동성공급자(LP)인 증권사 거래가 대부분이고 개인투자자의 실제 보유규모는 극히 일부에 불과해 ETN 업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진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하반기 손실제한형 ETN 도입에 대한 기대감은 크다고 했다. 그는 "이밖에 코스피200지수 추종 ETN 등 상품성 있는 종목이 발행되면 ETN 시장 조성자인 증권사들의 순매출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ETN은 증권사가 발행한 파생결합증권으로 주식, 채권, 선물 등에 투자해 수익을 내는 상픔으로 주식처럼 시장에 상장돼 거래되기 때문에 투자자가 원하는 시점에 사고팔 수 있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