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토마토 임은석기자]휴대전화의 보급으로 이용하는 사람이 없어 공간만 차지하는 애물단지로 전락한 공중전화부스가 전기차 충선소로 재활용된다.
정부가 미세먼지 특별 대책 가운데 하나로 전기차의 보급확대를 내세웠지만 충전소가 많지 않다라는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다.
환경부는 KT링커스(KT 자회사, 공중전화 관리업체)와 협력해 서울시 등 공중전화부스에 급속충전기 9기를 설치하고, 7월15일부터 운영을 시작한다고 14일 밝혔다.
이번에 설치한 9기는 서울시 3기, 대구시 3기, 순천시 2기, 성남시 1기 등이며, 자세한 설치위치는 한국환경공단에서 운영하는 충전소정보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공중전화부스에 설치된 급속충전기의 사용요금은 킬로와트시(kWh)당 313.1원으로서, 올해 4월11일부터 시행한 공공급속충전기 유료화 요금과 동일하다. 이는 내연기관차 유류비와 비교할 경우, 급속충전기 사용요금은 휘발유차 대비 44%, 경유차 대비 62% 수준으로 저렴한 것이다.
환경부는 공중전화부스에 설치된 급속충전기 이용에 따른 주차요금은 별도로 부과되지 않도록 관할 지자체와 협의했다.
기존에 설치된 공중전화부스 충전기는 완속충전기로 충전에 3∼5시간이 소요되지만 이번에 환경부에서 설치한 급속충전기는 25∼30분 만에 충전이 가능하다.
실제로 서울시와 카셰어링 업체 한카가 협력해 서울시 공중전화부스 3개를 전기차 충전기로 개조해 사용한 사례가 있지만 한카에서 설치한 전기차 충전기는 완속충전기로서 충전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단점을 극복했다.
환경부가 공중전화부스를 급속충전기 설치장소로 정한 이유는 이미 전국에 3만여기나 되는 공중전화부스가 설치돼 있어 전기와 통신선을 연결하기 위한 비용과 충전기 설치 비용 등이 절감되기 때문이다.
또 공중전화부스의 80%가 도로변 또는 주거지역에 설치돼 있어 접근성이 높다는 점도 한 몫을 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전기차 보급을 미세먼지 대책으로 내세웠지만 충전소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많이 받았는데 이번 사업을 시작으로 점차 늘려나갈 계획"이라며 "더욱 급하게 필요한 곳을 선정해 차차 전국으로 설치 지역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부는 매년 20곳 이상의 공중전화부스에 급속충전기의 설치를 확대할 예정이다. 매년 20곳 이상의 공중전화부스에 급속충전시설을 설치해 전기차 보급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또 대형마트 등 충전기 이용이 편리한 장소에 급속충전기의 설치를 지속적으로 늘려 2020년까지 전국적으로 1400기를 설치할 계획이다.
한편 환경부는 공공급속충전기 설치 이외에도 전기차 구매자에게 대당 400만원의 완속충전기 설치비를 지원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전국에 5405기의 완속충전기가 설치됐다.
휴대전화의 보급으로 이용하는 사람이 없어 공간만 차지하는 애물단지로 전락했던 공중전화부스가 전기차 충선소로 재활용된다. 사진/뉴시스
세종=임은석 기자 fedor0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