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어희재기자] 프랑스가 또다시 테러의 악몽과 마주하게 됐다. 프랑스 혁명기념일인 ‘바스티유데이’를 맞아 남부 지방 니스에서 열린 축제 도중 끔찍한 테러가 발생해 최소 84명이 숨지고 100여명이 부상했다. 지난해 11월 프랑스 파리 대테러가 1년도 채 되지 않아 또다시 테러 발생으로 프랑스는 피로 물들었다.
프랑스 남부 해안 니스에서 발생한 트럭 테러 현장.
날이 밝은 해안 산책로에서 발견된 희생자들의 부
검. 사진/뉴시스·AP
15일(현지시간) BBC뉴스는 전날 프랑스 남부 해안 도시 니스에서 ‘바스티유 데이’를 기념하는 축제가 열린 가운데 현지시각 오후 11시경 트럭 한 대가 산책로로 돌진해 적어도 84명이 숨졌으며 100여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목격자들은 거대한 트럭은 군중을 향해 돌진했으며 산책로 끝까지 약 2km를 전속력으로 달렸다고 말했다. 해당 트럭 운전자는 경찰에 의해 사살됐다. 니스 검찰은 트럭 안에서 총과 수류탄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니스 트럭 돌진 사고는 해안가에서 펼쳐진 불꽃놀이 직후 발생했다. 사고 직후 금요일에도 예정된 불꽃 축제와 토요일에 열리기로 했던 콘서트가 모두 취소됐으며 크리스티앙 에스트로지 니스 시장은 시민들과 관광객들에게 외출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프랑스 정부는 “명백한 테러 성격”이라고 규정했다. 니스 검찰은 해당 트럭에서 발견된 무기를 감안할 때 ‘계획적인, 의도적인 범죄’가 분명하다고 말했다. 프랑스 정부는 7월26일 해제되기로 했던 국가비상사태를 3개월 더 연장하기로 했다.
사건 발생 이후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극단적인 폭력을 또다시 경험하게 됐다”며 “프랑스는 모든 이슬람 테러의 위협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이어 “우리는 테러와 맞서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트럭을 몰고 군중을 덮친 테러범은 31세의 튀니지계
남성으로 전해졌다.
BBC뉴스는 AFP통신 보도를 인용해 수사과정 중 해당 트럭에서 31살의 튀니지계 프랑스인의 신분증이 발견됐다고 보도했다.
니스 검찰은 트럭 운전자인 이 남성이 절도 등의 전과가 있었으나 테러의 배후에 공범이 있었는지 외부 세력과 연계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며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트럭 테러의 배후를 자처하는 세력은 현재까지 공식적으로 나타나지 않은 상황이다.
전 세계 소셜미디어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니스 테러에 대한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 11월 프랑스 파리에서 발생한 동시다발 연쇄 테러 이후 1년도 채 되지 않아 프랑스에서 또다시 끔찍한 테러가 발생하자 프랑스인들을 향한 애도와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각국 지도자들 역시 비통한 마음을 표하며 끔찍한 테러를 강력 규탄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테러에 대한 그 어떤 도움도 제공하겠다”며 “미국인들을 대표해 프랑스 희생자들과 유가족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말했다.
도날드 투스크 유럽위원회 상임의장은 “자유, 평등, 박애를 축하하는 사람들이 공격의 대상이 됐다”며 “비극적인 테러로 인한 희생자들을 위해 애도한다”고 말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역시 “야만적이고 비겁한 공격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어희재 기자 eyes4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