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기자] 국민의당은 17일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성의 출산 전후 휴가기간을 늘리고, 출산휴가나 육아휴직을 사용한 후 해고되는 것을 막기 위한 규정을 강화하는 방안을 내놨다.
김성식 정책위의장과 김삼화·신용현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출산휴가, 육아휴직 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국민의당은 우선 출산 전후 휴가 기간을 현행 90일에서 국제노동기구(ILO) 권고기준인 120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출산 전후 휴가를 늘리는 데 필요한 재원은 고용보험을 통해 지원하도록 했다.
아울러 국민의당은 출산휴가, 육아휴직 사용 후 해고금지 규정도 강화하기로 했다. 현행 근로기준법상 출산 전후 휴가 기간과 그 이후 30일 동안에는 해고할 수 없게 돼있는데, 이를 90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고용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2010~2014년) 동안 육아휴가와 출산휴가, 그리고 그후 30일 이내에 고용보험을 상실한 인원이 모두 2만5529명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도 국민의당은 육아휴직 활성화를 위해 ▲남성의 유급 육아휴가 의무화 및 확대 ▲대체인력 채용 의무화 ▲대체인력 사용 민간기업의 추가비용에 대한 정부 지원 방안 마련 ▲국가적 차원의 대체인력풀 설치 방안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국민의당은 이같은 내용을 법률로 규정하기 위해 근로기준법과 고용보험법,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지원에 관한 법률에 대한 개정안 등을 각각 마련해 발의할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도 저출산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지난 13일 정부 관련 부처를 국회로 불러 협의했다. 국민연금기금으로 매년 10조원씩 10년간 가칭 ‘국민안심 채권’을 매입하고 이를 통해 공공임대주택, 국공립어린이집 등 공공인프라 투자를 통해 저출산 문제를 극복해야 한다는 게 더민주의 주장이다. 박광온 수석대변인은 “인구문제, 저출산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해 연금의 일부를 저출산 부분에 쓴다는 것”이라며 “연금을 낼 사람을 만들기 위해 필요하다”고 정책 취지를 설명했다.
국회에서는 또 양승조 보건복지위원장을 중심으로 더민주의 김종인 대표와 진영 의원, 새누리당 정우택 의원, 정의당 윤소하 의원 등이 참여하는 ‘국회 저출산 극복 연구포럼’이 지난달 17일 출범한 바 있다. 김종인 대표와 새누리당 유승민·나경원·김세연 의원, 국민의당 김성식 의장 등이 참여하는 연구단체 ‘어젠다 2050’의 첫 총회 의제도 ‘저출산 문제 해결’이었다.
김성식 의장은 이날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다른 문제는 그때그때마다 느끼기 때문에 고치려는 노력이라도 있지만 저출산 문제는 서서히 깊은 계곡으로 빠져드는 사안”이라며 “정부는 예산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혹은 기업주들이 부담을 느낀다는 이유로 계속 미온적으로 대처해 왔는데 그럴 수 있는 사안이 아니지 않느냐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국민의당 김성식 정책위의장이 17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