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저축은행, 잇단 중소형사 최고금리 인하 소급 적용에 '눈치'

중소형 보다 대출규모 커 수백억원 '손실'…"금리 소급적용보다 차선책 염두"

입력 : 2016-07-18 오후 2:58:27
[뉴스토마토 이정운기자] 대형저축은행들이 중소형저축은행들의 법정 최고금리 소급적용 확대 분위기에 선뜻 동참하지 못하고 눈치를 보고 있다.
 
소비자들의 입장에서는 연 27.9%의 법정 최고금리를 적용받는 수혜자가 늘어나는 셈이지만 대출 규모가 큰 대형저축은행들에게는 그만큼의 손실이 따르기 때문이다.
  
18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대형저축은행들은 대출규모에 따른 손실이 커 사실상 금리 소급적용 보다 고객혜택을 강화하는 차선책을 두고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다방면으로 대출금리 소급적용에 대한 검토는 진행 중이나 확대 적용하는 중소형과 달리 대출규모에 따른 손실이 크기 때문에 소급적용은 사실상 힘들 수 있다"며 "수신금리를 올리는 방향이나 특판을 늘리는 등 고객혜택을 강화하는 방면으로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모아·대한·인성·키움·페퍼·한국투자 등 중소형저축은행들은 지난 3월 대부업법 개정으로 바뀐 법정 최고금리 연 27.9%의 금리를 적용받지 못한 기존대출자에게도 개정된 최고금리를 소급 적용해주기로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스타·삼호저축은행도 참여 의사를 밝히면서 8개 저축은행으로 늘어나 법정 최고금리보다 높은 금리로 대출을 이용하는 고객들의 수혜가 늘어나는 분위기다.
 
그러나 대형저축은행들의 경우 상황이 여의치 않은 모습이다.
 
실제로 현재(올 5월 말 기준) 전체 저축은행업계 신용대출금액 7조8000억원 가운데 대형저축은행(자산규모 상위6개사)의 신용대출금액 규모는 약 5조2000억원 규모로 절반이 넘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이번 소급적용하기로한 중소형저축은행(8개사)은 약 7500억원 규모로 대형저축은행들의 신용대출규모의 15%에 불과하다.
 
때문에 대형저축은행들 보다 대출규모가 작은 중소형저축은행들의 소급적용 결정이 비교적 수월했을 것이란 의견이 업계의 중론이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중소형의 경우 대출 규모가 대형저축은행들과 비교해 작다보니 손실액 또한 크지 않은 것"이라며 "대형 저축은행들의 경우 수백억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서 소급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형저축은행들의 참여가 이어질 경우 예대마진의 손실이 발생하면서 시중은행보다 비교적 높은 수신금리를 강점으로 내세우던 대형저축은행들은 잇따라 수신금리를 인하할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간 저축은행업계는 시중은행들과 비교적 높은 수신금리 상품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고객확보에 나서왔다. 
 
그러나 이번 대출금리 소급적용이 확산될 경우 높은 수신금리의 예·적금 상품이나 특판이 손실에 따라 줄어들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수신상품을 이용하는 고객의 경우 보다 높은 수신금리를 원하고 여신상품을 이용하는 고객은 보다 낮은 금리로 대출상품을 이용하고 싶어할 것이기 때문에 이번 대형저축은행들의 선택에 따라 고객별 만족도가 엇갈릴 것"이라며 "이같은 딜레마 때문에 대형저축은행들이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형저축은행들이 중소형저축은행들의 최고금리 소급적용 확대 분위기에 참여 의사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사진/이정운기자
 
이정운 기자 jw891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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