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장관 몇명 바꾼다고 해결될 일인가

입력 : 2016-07-19 오후 3:15:10
[뉴스토마토 최용민기자]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대한 성주 주민들의 반발과 현직 검사장의 구속은 시작에 불과했다.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의 처가가 넥슨에 부동산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구속된 진경준 검사장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터지면서 국민적 의구심은 정권 심장부를 향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야권은 19일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우 수석의 사퇴나 청와대의 해임을 요구했다.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즉각 우 수석을 해임하고 별도의 수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은 “박근혜 대통령은 우 수석을 즉각 사퇴시키고, 주변을 내치는 진정한 용기가 필요할 때다. 전면 개각하고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리는 참모를 정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야당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고 나서자 즉각 맞받아쳤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새벽에 또 북한에서 미사일 발사가 있지 않았나. 이런 안보 위기와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대통령과 정부가 총력을 다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일방적 정치공세 국정 흔들기는 자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국론을 결집하고 어려운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그러나 정부가 북한의 위협을 구실로 정치적 위기를 모면하려 했고, 때로는 '공안몰이'로 치닫기도 했음을 많은 국민들은 알고 있다. 경제적 어려움이 서민들의 삶에 실질적인 위협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총체적 난국에 빠진 청와대가 쏟아지는 의혹을 덮어버리거나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 한다면, 정작 완전히 돌아설 것은 민심이다.
 
친박계 핵심인 최경환 의원과 윤상현 의원이 서청원 의원의 총선 출마를 위해 공천에 개입한 녹취록까지 공개됐다. 청와대는 즉각 부인했지만 이들이 호가호위한 것인지, 박 대통령의 직접적인 지시가 있었는지 의혹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박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더라도, 이 사건은 결국 최 의원과 윤 의원의 돌출행동으로 마무리될 공산이 크다.
 
정치권에서는 이 난국을 돌파하기 위해 박 대통령이 개각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분위기 쇄신을 통해 국정 운영의 동력을 회복하고 임기 후반기 레임덕을 막아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박 대통령의 수첩 속에 없는 인물을 찾는 등 파격적인 인선이 아닌 이상 장관 몇명 바꾸는 것으로 무슨 분위기가 쇄신될지 의문이다.
 
박근혜 정권은 쏟아지는 각종 의혹을 한줌의 의구심도 남지 않도록 처리해야 한다. 그게 올바른 방법이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도 이날 “우 수석 의혹과 관련해 청와대, 법무부 장관의 신속한 진상규명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제는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최용민 정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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