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친인척 보좌관' 30명 짐쌌지만…의원 징계 논의는 잠잠

입력 : 2016-07-12 오후 5:15:19
[뉴스토마토 최용민기자] ‘친인척 보좌진 채용’ 논란으로 서영교 의원이 11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가운데 30여명의 보좌진이 짐을 싼 새누리당은 잠잠한 모습이다. 부구욱 영산대 총장이 ‘딸 채용’ 논란으로 당 윤리위원장직을 사퇴한 이후 관련 의원들에 대한 징계 문제도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다.
 
새누리당에서는 친인척을 보좌진으로 채용했던 당 소속 의원들에 대한 징계 문제가 전혀 논의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12일 확인됐다. 김희옥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달 30일 더민주에 이어 새누리당에서도 친인척 보좌진 문제가 불거지자 “몇몇 부적절한 일이 있어나 유감이다. 사안과 관련된 당사자들을 조사해 강화된 당 윤리기구에 넘겨 징계 등 제제를 받게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후 새누리당은 지난 4일 부구욱 영산대 총장을 윤리위원장으로 임명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딸을 영산대 산학협력단 기업지원센터 자문변호사로 채용한 것이 알려지면서 이틀만에 자진 사퇴했다. 부 총장의 자진 사퇴로 윤리위원회에서 논의키로 했던 친인척 보좌진 채용 의원에 대한 징계 문제도 멈춰있는 상태다.
 
문제는 부 총장의 사퇴 이후 새누리당이 신임 윤리위원장 선임에 애를 먹고 있다는 것이다. 부 총장의 후임이라는 점에서 언론의 관심이 뜨겁고, 특히 윤리위원장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김현아 대변인은 12일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해당 문제는 윤리위원회에서 징계 여부 등을 논의하기로 했지만 부 총장 사퇴 이후 사실상 진전되지 않고 있다”며 “후임 임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고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12일쯤 신임 윤리위원장 선임에 대한 안건을 비대위 회의에 상정할 예정이라는 얘기를 박명재 사무총장에게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 때문에 보좌진만 면직 처리하는 선에서 이 문제를 마무리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해당 보좌진보다 이들을 채용한 의원들의 도덕성이 더 문제이지만 정작 이들에 대한 징계는 흐지부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또 당의 모든 관심과 역량이 한달도 남지 않은 전당대회에 맞춰져 있는 상황에서 친인척 보좌진 채용 의원에 대한 징계 문제는 관심 밖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 김 대변인은 “사실상 전당대회에 모든 관심이 맞춰져 있다. 정신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번 파문이 국민들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나면 일부 억울하게 면직 처리된 보좌진들이 다시 국회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회계 등 국회의원이 믿고 일을 맡겨야 되는 분야에 적합한 사람을 찾기가 쉽기 않기 때문이다. 한 보좌관은 “억울하게 나간 사람들이 많다. 의원 입장에서 이들만큼 믿고 일을 맡길 수 있는 사람을 찾기가 힘들다”며 “이슈가 지나가면 이런 사람들을 중심으로 다시 국회로 돌아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친인척을 보좌진으로 채용했던 새누리당 의원들에 대한 당내 징계 논의가 답보상태다. 김희옥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이 12일 상임고문단과의 오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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