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두(중국)=뉴스토마토 이해곤기자]한국이 중국과의 공조 관계를 강화하고 지속할 것을 약속했다. 한국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인선에 대해서도 중국의 협조를 요청했다.
중국 청두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 참석중인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러우 지웨이 중국 재무장관과 양자면담을 열고 한국과 중국과의 관계 유지를 이어갈 것을 협의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 등으로 양국 관계 악화가 우려되는 가운데 경제정상들의 만남 여부는 큰 관심을 모았지만 이번 면담에서 관련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현지 시간으로 오후 5시 정도에 만난 두 장관은 약 20여분 정도 면담을 진행했다.
이번 면담을 통해 양측은 9월 개최될 'G20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긴밀한 공조를 지속키로 했다. 양국 장관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등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G20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했다.
특히 이번 회의의 주요 결과인 '보호무역주의 배격'과 저성장 극복'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면담에서 유 부총리는 "양국의 우호적인 협력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며 "세계적으로 교역규모가 감소하는 어려운 여건 속에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활용을 통해 양국의 교역과 경제협력에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앞으로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 양국간 통화스왑에 대한 논의는 지속키로 했다. 또 홍기택 전산업은행회장의 사임으로 공석이 된 AIIB 고위직 채용 공모에 한국인사의 선임에 대해서도 필요성을 설명하고 협조를 당부했다.
러우 지웨이 장관도 "G20 정상회의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만들기 위해 양국이 긴밀히 협조해야 한다"며 "중국이 추진중인 구조개혁 추진, 인프라 투자 확대, 국제금융체제 강화 등의 분야에서 성과가 나올 수 있도록 한국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G20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 참석차 중국 청두를 방문중인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4일 인터콘티낸탈호텔에서 러우 지웨이 중국 재무장관과 양자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한편 성사 여부가 마지막까지 불투명 했던 가운데 극적으로 마련된 이번 자리는 사드 배치 결정 이후 한국과 중국의 경제 수장들의 첫 만남으로 큰 관심을 끌 수밖에 없었다. 사드 배치 결정에 따라 중국의 경제 보복이 우려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이번 면담에서 사드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기재부 관계자는 "G20회의 때마다 양국은 양자면담을 해왔고, 이번 면담 성사 자체가 양국의 관계 지속에 큰 의미로 작용할 수도 있다"며 "이번 면담은 현안에 대한 논의 보다는 서로의 교감 정도를 확인하는 자리였고, 밝은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고 평가했다.
앞서 하루 전인 23일 중국에서 열린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유 부총리는 "경제 보복에 대한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지만 비관세 장벽의 강화 등은 우려 되는 부분"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청두(중국)=이해곤 기자 pinvol197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