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민기자] 새누리당 8·9 전당대회가 2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당내 계파별 최대 지분을 가지고 있는 서청원 의원과 김무성 전 대표의 의중이 어디로 쏠릴지 관심이 높다. 이른바 '서심'과 '김심'의 향배는 무엇보다 계파별 최종 후보를 정리하는 데에 강력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26일 현재 당권 도전을 선언한 후보는 친박계 이주영(5선)·한선교(4선)·이정현(3선) 의원, 비박계 정병국(5선)·주호영(4선)·김용태(3선) 의원 등이다. 여기에 친박계 홍문종(3선) 의원과 비박계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출마를 심각하게 저울질하고 있다.
계파별로 후보가 난립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각 후보들은 ‘컷오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계파별 후보 단일화에 앞서 ‘컷오프’를 먼저 통과하는 것이 후보들에게 닥친 과제가 됐다. 이런 상황에서 서 의원과 김 의원의 의중에 따라 전당대회 구도가 크게 출렁일 수 있다는 분석이 높다. 단일화 논의는 물론 컷오프에서부터 당원들에게 영향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서 의원은 오는 27일 친박계 인사들을 모아 대규모 만찬을 개최한다. 서 의원실의 한 관계자는 26일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전당대회에 출마해 달라고 요청했던 의원들을 모아 감사를 표하고, 왜 전대 불출마를 선언했는지 설명해 주는 자리”라며 “다른 정치적 해석을 하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50여명이 모이는 규모와 타이밍을 감안할 때 정치적 해석을 하지 않을 수 없는 행사가 됐다.
정치권에서는 전당대회 전 친박계가 대규모 회동을 통해 최종 후보를 결정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날 서 의원의 발언이나 행동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적어도 전당대회 전 친박계 후보 단일화나 전략 등을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김용태 의원은 25일 CBS 라디오에 나와 “그 모임에서 오히려 친박계 후보 누구를 민다고 명시적으로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 의원실 관계자는 이에 대해 “너무 앞서가는 해석”이라고 잘라 말했다.
한편 비박계 후보들은 현재 김문수 전 지사의 움직임에 대한 김무성 전 대표의 의중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 전 지사가 실제 출마를 선언하고 김 전 대표가 지지를 선언하는 순간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전 지사는 지난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의 김부겸 의원에게 대구에서 패해 정치적 타격을 입었지만 여전히 높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다.
비박계 후보들은 적잖이 긴장하는 기색이다. 김용태 의원은 26일 교통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인생역정이나 정치과정에서 쌓아왔던 경륜 등을 대한민국에서 큰 곳에 쓰이실 만한 큰 그릇이라고 생각한다”며 당권 도전보다 대권에 나가라는 뜻을 밝혔다. 정병국 의원도 이날 SBS 라디오에 출연해 “김 전 지사가 지금까지 보여온 정치적 행보가 지금의 당권 도전과 과연 부합하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며 “지금까지 봐왔던 김문수 답지 않다는 생각이 든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 의원과 정 의원, 주호영 의원은 김 전 지사 출마설이 나오자 즉각 만나 공동 대응한다는 방침을 세우기까지 했다.
한때 김 전 대표가 김 전 지사의 출마를 요청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지만 김 전 대표실은 즉각 부인했다. 반대로 김 전 지사가 김 전 대표에게 도움을 요청했다는 소문도 흘러 나왔다. 어떤 식으로든 두 사람 사이의 교감이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날 오전 10시 당대표 선거 출마 선언을 할 예정이라는 말이 돌았던 김 전 지사는 늦어도 27일까지 출마 여부를 밝힐 것이라고 측근들은 전했다.
아울러 이날 김재원 청와대 정무수석은 자신이 김 전 지사에게 대표 출마를 종용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김 전 지사의 당 대표 출마 관련 사항도 지난 25일 조간신문 기사를 보고 처음 알았다”며 “이후 약 6개월만에 연결된 김 전 지사와의 전화통화에서 안부인사와 함께 김 전 지사가 자신의 출마여부에 대한 의견을 물어 오기에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모양이 좋지 않다’며 약간 부정적 생각을 말씀드린 것이 전부”라고 해명했다.
새누리당 대표 선거에 대한 서청원 의원과 김무성 전 대표의 의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 의원이 지난 20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당대표 출마가 예상되는 홍문종 의원과 대화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