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정혁기자] 승부조작으로 영구 제명된 축구 선수 최성국(33)이 선수 복귀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축구계에 안팎에선 "현실성 없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26일 최성국의 한 측근은 "선수가 7월이 지나면 복귀가 가능할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최근 여러 루트를 통한 선수 활동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최성국은 지난 3월 스포츠문화연구소가 주최한 토크콘서트에서 <뉴스토마토>와 만나 "올해 7월이면 징계가 풀린다. 영구제명을 받았지만 성실히 징계를 이행하면 심사해서 풀어주겠다는 말을 들었다"면서 "운동장에서 잘못했던 것은 운동장에서 뉘우치고 싶다. 단 1분이라도 운동장에 서고 싶다"고 선수 복귀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하지만 축구계에서는 현실성 없는 추측이라는 입장이다.
프로축구연맹 관계자는 이날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최성국 선수는 영구제명이다. 이는 영구히 선수 자격이 정지된 것이다. 연맹 차원에서 논의하거나 별다르게 징계와 관련해 진행되고 있는 것은 없다"면서 "특히 영구제명을 풀려면 대한축구협회 승인이 있어야 한다. 절차적으로 프로축구연맹만 맘대로 풀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이미 2013년도에 경감 얘기가 나오긴 했으나 그때 대한축구협회 이사회에서 여론과 사회적 공감대를 이유로 추인 거부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7월 징계 해제 얘기는 저도 올해 초 최성국 선수 인터뷰 기사를 보고 알았다. (징계 시점인) 2011년 8월부터 계산해서 7월이 지나면 5년 징계가 끝나니까 복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실제로 당시 영구제명을 하면서 나중에 상황 봐서 정상참작을 할 수는 있다고 전제를 달긴 했다. 그런데 요즘 스포츠계 상황에서 해당 영구제명을 푼다거나 하는 것은 팬들이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대한축구협회 관계자 역시 "아직 최성국 선수 영구제명 해제 같은 얘기는 들은 바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최성국은 지난 2011년 5월 승부조작 사건이 터진 후 처음엔 혐의를 부인했다. 프로축구연맹은 한 달 뒤인 6월1일 강원도 평창에서 '승부조작 방지를 위한 K리그 워크숍'을 개최했는데 이 자리에서도 결백을 주장했다. 하지만 최성국은 약 4주 뒤인 6월28일 "(2010년) 광주 상무 소속 당시 승부조작에 참여했다"고 프로축구연맹에 자진 신고했다. 이후 승부조작 수사를 맡았던 창원지검으로 이동해 "먼저 구속된 모 선수가 부탁해 어쩔 수 없이 승부조작에 관여했다"고 진술했다. 수사 결과를 바탕으로 프로축구연맹은 두 달 뒤인 2011년 8월25일 최성국한테 자격정지 처분(보호관찰 5년)을 내렸다.
이듬해인 2012년 3월16일에는 국제축구연맹(FIFA)이 최성국의 선수 활동을 세계적으로 정지시켰다. 당시 최성국이 마케도니아의 FK 라보트니츠키로 이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FIFA가 국내의 영구제명이 전 세계적으로 유효하다고 해석하기도 했다.
한 축구계 인사는 "최성국 선수의 승부조작 사실이 불거졌을 때 임팩트가 너무도 컸다. 그 이후에도 해외로 나가 선수 생활을 하다가 논란이 되는 등 팬들의 여론이 굉장히 좋지 않다"면서 "요즘 스포츠계가 프로야구 승부조작 사태로 뒤숭숭한데 이걸 풀겠다고 하는 게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최성국 선수 본인만 놓고 보면 복귀가 간절하겠지만 축구계 전체를 봤을 때 영구제명 해제는 현실적이지 않다"고 꼬집었다.
임정혁 기자 komsy@etomato.com
◇2011년 승부조작에 따른 영구제명 징계 이후 선수 복귀를 타진하고 있는 최성국. 사진은 2010년 3월14일 광주 상무와 포항스틸러스의 경기에서 슈팅을 하고 있는 최성국(왼쪽).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