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전 옥시 대표 "실험 결과 은닉한 사실 없다"

영국 본사 관계자, 검찰 발송 이메일 답변서 혐의 부인

입력 : 2016-07-28 오후 4:36:58
[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거라브 제인(47) 옥시레킷벤키저(옥시) 전 대표가 이메일을 통한 검찰의 조사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28일 서울중앙지검 가습기 살균제 피해사건 특별수사팀(팀장 이철희 형사2부장)에 따르면 제인 전 대표는 지난달 말 발송된 이메일 중 흡입 독성이 확인된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의 실험 결과를 은닉한 이유를 묻는 말에 "은닉한 사실 없다"고 답변했다.
 
제인 전 대표는 "2011년 8월 질병관리본부의 실험과 별도로 흡입독성 실험을 결정한 경위에 대해 "정확성을 검증하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서울대·호서대 교수에게 별도 자문료 지급한 이유에 대해 "실험과 별도로 자문받을 필요가 있었다"고 대답했다.
 
현재 레킷벤키저의 아태본부장으로 싱가포르에 체류하고 있는 제인 전 대표는 지난 2006년부터 2008년 사이 옥시에서 마케팅 부사장을, 존 리 전 대표가 물러난 이후인 2010년부터 2012년까지 대표로 근무했다.
 
검찰은 제인 전 대표가 옥시에서 근무할 당시 가습기 살균제의 생산과 판매에 관한 중요한 업무를 맡았다고 판단해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을 통보했으나, 업무가 바빠 한국에 입국해 조사받을 수 없다는 사유를 전하자 우선 서면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제인 전 대표 외에도 검찰이 이메일을 발송한 영국 본사 관계자 4명 역시 '모른다', '기억이 없다', '관여한 바 없다' 등 혐의를 부인하는 취지의 답변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03년부터 2005년까지 옥시에서 마케팅 이사를 담당한 관계자는 2004년 1월 제품 라벨에 '아이에게도 안심하다'란 문구를 추가한 이유에 대해 "한국말을 몰라 점검할 수 없었고, 보고받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는 황당한 답변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2004년 10월22일 옥시에 '옥시싹싹 가습기 당번'에 대한 제품안전보건자료(PSDS·Product Safety Data Sheet)를 발행한 호주연구소 연구원은 "흡입독성에 대한 점검은 전임자가 검토했고, 자신은 시스템 등록만 했다"고 의견을 전달했다.
 
이 연구원은 KCL 실험 결과를 승인하지 않고 실험 중단한 이유에 대해 "28일짜리 실험은 농도 측정에 문제 있었다. 90일짜리 실험은 구체적 내용을 모르겠다"고 밝혔고, "미국에서 진행한 실험에서 나쁜 결과가 나왔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검찰은 12일 존 리(48) 옥시 전 대표를 업무상과실치사·표시광고법 위반·특정경제범죄법 위반(사기) 등 혐의로, 정모(72) 한빛화학 대표와 이모(54) CDI 대표를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서울중앙지검. 사진/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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