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ON LA 콘서트 공연장에 K팝팬들이 객석을 가득 메웠다. 사진/CJ
[미국 로스앤젤레스=뉴스토마토 이재영기자] 인기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는 우리만의 추억을 담았지만 ‘응답하라 2016’은 세계인이 공유했다. KCON을 가득 메운 외국인들은 K팝에 열렬히 환호했던 기억을 추억으로 간직하게 됐다.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공연장의 뜨거운 함성은 한류가 세계의 문화가 될 수 있다는 꿈을 꾸게 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한류 페스티벌’ KCON이 열린 미국 LA. 먼저 리갈시네마의 4DX 상영관을 찾았다. 4DX는 CJ CGV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오감체험형 특별상영관이다. 2014년 6월 CJ CGV와 손잡고 LA에 처음으로 4DX 상영관을 오픈했다. 오픈 1년 후 리갈시네마는 미국 내 극장 순위가 94위에서 39위로 급상승했다. CJ는 4DX를 비롯해 영화 외 다양한 문화를 즐기는 ‘컬처플렉스’로 해외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식 극장문화가 세계로 뻗어나가는 모습이다.
영화 ‘X맨’, ‘아이스에이지’, ‘스타트렉’ 등 신작들의 클립영상을 통해 4DX를 체험했다. 영화 장면을 따라 의자가 흔들리고 물과 바람이 쏘아지며 코를 자극한다. 8분여의 짧은 시간으로는 몰입감을 만끽하기에 부족함이 있었다. 기대도 이어졌다. ‘하드코어 헨리’ 등 1인칭 시점의 영화를 4DX로 보고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인공이 된 기분을 만끽할 수 있을 듯하다.
오후에는 KCON이 열리는 LA 컨벤션센터로 이동했다. 2012년 K팝으로 시작된 이 행사는 K컬처를 모두 포괄하는 대형 축제로 발전했다. K드라마와 영화, K뷰티, E스포츠까지 담았다. 한류를 활용한 브랜드 마케팅 효과는 토요타와 맥도날드 등 해외기업들도 주목한다. 토요타는 3년 연속 KCON의 메인 스폰서로 참여하고 있다. CJ 관계자는 “음악으로 시작해 패션, 뷰티 등 새로운 콘텐츠를 더하고 있다”며 “올해는 마이크로소프트가 ‘헤일로’를 선보이는 등 게임 콘텐츠도 추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는 특별한 쇼를 만들 계획을 짜고 있다”며 “키워드는 '문화'로 하되, 우리 ICT 기술과 자동차 등의 영역까지 콘텐츠를 확장할 계획도 갖고 있다”고 부연했다. 산업 전반으로의 확장이다.
KCON LA 행사에 참가해 K푸드를 즐기는 외국인 관람객들의 모습. 사진/CJ
컨벤션 홀에 들어서자 토요타 부스가 눈에 들어왔다. 자동차는 없다. 부스엔 K팝이 흐르고 외국인 소년, 소녀들이 리듬에 몸을 맡기고 있다. 당장 차를 팔겠다는 마케팅이 아니다. 미래의 고객들이 자연스럽게 브랜드 호감을 갖도록 하려는 의도다. 한쪽에선 K팝 커버 댄스 경연이 벌어진다. 댄스를 전문적으로 가르쳐주는 곳도 있다. 화려한 부스 옆에는 뷰티와 굿즈 등 다양한 상품들이 볼거리를 제공한다.
분위기가 사뭇 다른 부스들도 있다. 국내 중소기업들이 다양한 아이디어 상품을 내걸었다. KCON이 산업 전시회를 품었다. 중소기업청이 해당 기업을 선정하고 CJ가 부스를 지원했다. 한류 문화와 산업을 융합하려는 시도다. 여느 산업 전시회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관람객은 차고 넘친다. 눈길을 끄는 전략만 있다면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오세준 오앤영 코스메틱 대표는 “지난해 MAMA(Mnet 아시안 뮤직어워드)를 시작으로 KCON에 쭉 참가해왔다”며 “관람객들이 한국 뷰티를 호의적으로 받아들여 일반 미용 전시회에 나가는 것보다 장점이 크다”고 말했다. 화장품 업체인 오앤영 코스메틱은 2년간 KCON과 MAMA를 통해 3개 업체와 수출 계약을 맺었다.
애니작 관계자는 “미국 진출을 위해 여러 업체와 만나는 와중에 소비자 반응 데이터가 필요해 참가했다”며 “애니메이션을 컨벤션에서 판매할 수는 없지만 부스에 오래 머무르며 다양한 질문을 하는 분들도 많았고 캐릭터뿐 아니라 기술적 내용들에 관심을 가지는 분들도 있어 놀랐다”고 전했다. 3D 애니메이션 제작 전문업체인 애니작은 지난 KCON 프랑스에도 참가해 애니메이션 상영회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저녁 7시부터 KCON의 ‘꽃’인 K팝 콘서트가 열렸다. 콘서트는 Mnet 엠카운트다운 방송으로 전파를 탈 예정이다. 무대에는 샤이니, 블락비, 터보, 엠버, 딘, 여자친구, 아이오아이 등 국내 유명 K팝 아티스트들이 차례로 섰다. 외국인들이 K팝을 따라 부르고 야광봉을 흔들며 춤을 추는 모습은 이제 현지에서도 익숙하다. 공영장을 가득 채운 관객 규모는 더 이상 마니아 수준으로 보기도 어렵다. 콘서트가 개최되는 횟수와 국가는 매년 늘고 있다. KCON의 총 방문객 수는 2012년 1만여명에서 지난해 9만여명으로 급증했고, 특히 올해는 중국 KCON을 남겨둔 가운데 KCON LA까지 벌써 17만2000여명이 공연장을 찾았다.
K팝 걸그룹 아이오아이가 KCON LA 콘서트에서 공연하고 있다. 사진/CJ
미국 로스앤젤레스=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