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에 '덕혜옹주' 바람…"위안부재단 해체" 메시지

국민의당 의원들 단체로 관람…더민주도 지난주 시사회 참석

입력 : 2016-08-08 오후 5:11:41
[뉴스토마토 박주용기자] 정치권에 영화 관람 바람이 불고 있다. 여야 지도부가 대중들의 관심이 높은 영화를 잇달아 관람하면서 정치적인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야권은 영화 ‘덕혜옹주’ 띄우기에 나섰다.
 
국민의당은 광복절을 일주일 앞둔 8일 여의도의 한 영화관에서 ‘덕혜옹주’를 단체 관람했다. 이 영화는 만 13세의 어린 나이에 강제로 일본에 끌려간 뒤 고국을 그리워했던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녀에 대한 이야기다. 덕혜옹주는 일본에서 강제 결혼과 이혼, 정신질환을 겪는 등 순탄치 않은 삶을 살았던 인물로 1962년 귀국해 1989년 세상을 떠났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4일 “이번에 화해·치유재단(위안부피해자지원재단) 문제도 있고 (해서) 덕혜옹주를 본 뒤 8월15일 전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방문해 당 입장을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오는 11일 경기도 광주에 있는 '나눔의 집'을 찾아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만날 예정이다.
 
국민의당은 화해·치유재단 출범에 대해 “이미 화해도 치유도 실패했다”며 재단 해체를 촉구한 바 있다. 국민의당 조배숙·김삼화·신용현·최도자 의원은 지난 3일 기자회견을 열고 “졸속적인 재단 설립 강행과 출연금의 쓰임새는 일본과 굴욕적 사전합의가 있었음을 방증한다”며 “한·일 외교합의 이면에 어떤 합의가 있었는지 국민에게 명백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28일 일본 정부와의 합의 후 ‘충실한 이행'을 명분으로 지난달에 화해·치유 재단을 설립했다. 그러나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은 재단 설립에 반대하는 것은 물론 정부간 합의 자체가 무효라고 주장하며 헌법재판소에 제소한 상태다.
 
더민주 우상호 원내대표도 지난 2일 오후 ‘덕혜옹주’ 시사회장을 찾았다. 이틀 후 우 원내대표는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위정자들이 제대로 나라를 다스리지 못해 식민지배의 나락으로 떨어지면 많은 국민이 결국 고통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며 당의 메시지를 우회적으로 전달하기도 했다. 더민주도 위안부 재단 출범 중단과 위안부 피해자 합의에 대한 전면 재협상을 촉구하고 있는 상태다.
 
한편, 새누리당 원내지도부는 지난 1일 최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 배치 논란과 관련해 ‘안보정당 이미지’로 당의 선명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영화 ‘인천상륙작전’을 단체 관람했다.
 
국민의당 주승용 비상대책위원(오른쪽)과 박지원 비대위원장이 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롯데시네마 영등포점에서 영화 ‘덕혜옹주’ 시사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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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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