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뉴스토마토 최원석기자] 경북 안동에 위치한
SK케미칼(006120) 백신공장 'L하우스'. 지난 9일 찾은 공장에선 세계 최초로 상용화되는 4가(4종) 세포배양 독감백신인 '스카이셀플루'의 막바지 생산이 한창이었다. 30여명의 직원들은 막 생산된 완제품을 박스에 포장하느라 분주했다.
SK케미칼 관계자는 "올해 공급물량인 약 500만명(500만개)에게 접종할 수 있는 물량을 생산했다"며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국가검정이 완료되면 이달부터 병의원에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카이셀플루 4가백신은 한번에 접종으로 4종류의 독감 바이러스(A·B형 각 2종)를 예방할 수 있는 제품이다. 지난해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시판허가를 받았다. 기존 세포배양 3가 독감백신에서 바이러스 1종을 더했다.
2013년 완공된 L하우스는 부지 6만3000㎡에 원액 및 완제 생산시설부터 제품 검증시설, 물류창고 등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다. 멸균 처리된 공장에 들어가기 위해선 위생복과 위생모, 위생화를 착용한 후 손 세척과 소독 절차를 거쳐야 했다. 백신공장은 크게 원액 생산과 제품화(충전·포장) 구역으로 나뉜다. 원자재가 들어오고 원액과 제품화 생산을 통해 쓰레기가 배출되는 공간이 모두 분할돼 있었다. 내외부 압력조정과 환기 시설을 통해 외부 오염된 공기가 내부로 유입되지 못하게 만들어졌다. 공장에 들어가려면 2~3중의 문을 통과해야 한다.
생산시설 관계자는 "세포에서 키운 바이러스를 수확해 1~2차 정제 작업을 거친다. 2000리터를 만드는 데 28일 정도가 소요된다. 가역별(질환별) 원액을 섞은 뒤 제품화 구역로 이동하게 된다. 제품화 구역에선 약물을 실린더에 충전과 포장이 이뤄진다. 불량률은 0.1%에 불과하다. 박스 포장을 제외하고 완전 자동화 최첨단 시설"이라고 설명했다.
L하우스는 세계 최고 수준의 설비와 규모를 자랑한다. 세포를 공중에 떠 있는 상태에서 배양토록 해 공정을 단순화하고 효율성을 높였다. 생산 과정에서 사용되는 설비를 1회용 백으로 대체하는 '싱글유즈시스템'을 적용해 오염 가능성을 최소화했다. 최첨단 무균 배양기를 통해 생산되는 세포배양 백신 설비를 갖춰 계란(유정란)을 사용하던 기존 방식과는 차별화된다. 세포배양 백신은 최소 6개월 이상의 기간이 소요되는 유정란 방식 대비 3개월 정도 생산기간이 단축돼 바이러스 유행에 유연적으로 대비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새롭게 발생하는 전염병에 대해 즉시 백신을 대량생산할 수 있다.
SK케미칼은 L하우스에서 다양한 백신을 개발 중이다. 백신 국산화에 앞장서겠다는 포부다. 2014년 기준 국내 백신 시장은 7000억원으로 추정된다. 국산 백신 자급률은 30~40%에 불과하며, 국산 제품은 독감백신에 치중돼 있다.
이홍균 L하우스 공장장은 "스카이셀플루 3~4가 백신은 상업 생산에 돌입했다. 대상포진 백신과 폐렴구균접합 백신은 연말 정도에 허가가 날 것으로 보인다. 자궁경부암 백신, 소아장염 백신, 장티푸스 백신 등 다양한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SK케미칼은 해외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WHO(세계보건기구)가 주도하는 저개발국가 필수의약품 공급 국제입찰에 참여할 예정이다. 개별국가 수출도 준비하고 있다.
이 공장장은 "WHO에 PQ(품질인증) 서류를 올해 접수할 예정이다. 현재 스카이셀플루의 해외진출의 다양한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 자체 생산하거나 다른 회사에서 생산하거나 경우에 따라서 (해외에)공장 건설부터 다 책임지는 방법 등을 모색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말할 순 없지만 현재 (파트너사와) 컨택하고 있고, 해외진출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홍균 L하우스 공장장이 지난 9일 공장을 방문한 기자단에게 최첨단 세포배양탱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 공장장은 세계 최초의 4가 세포배양 독감백신 '스카이셀플루'의 출시 채비를 마쳤다고 밝혔다. 우리 기술의 다양한 백신으로 국내를 넘어 세계에서 경쟁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사진제공=SK케미칼)
안동=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