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올림픽)'대표팀 인연 없던' 신태용, 감독 된 후 한풀이

형님 리더십 내세우며 지도력 발휘…대표팀 징크스 털고 새 신화에 도전

입력 : 2016-08-11 오전 11:26:51
[뉴스토마토 김광연기자] 스스로 '난 놈'이라 칭하는 신태용 올림픽 축구 국가 대표팀 감독이 팀을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8강으로 이끄며 지도력을 뽐내고 있다. 그만의 '형님 리더십'이 제대로 발휘됐다.
 
대표팀은 11일(한국시간) 브라질 브라질리아의 마네 가린샤 스타디움에서 열린 멕시코와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자 축구 C조 조별 리그 마지막 3차전에서 후반 32분 터진 권창훈(수원 삼성)의 결승골을 잘 지켜 1-0으로 이겼다. 2승 1무(승점 7)가 된 한국은 C조 1위로 8강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한국은 14일 오전 D조 2위로 8강에 오른 온두라스와 4강 진출을 놓고 격돌한다. 온두라스만 이기면 메달권 진입을 향해 한 발 더 전진하게 된다. 독일, 멕시코가 포함된 조에서 2승을 올리며 8강에 오른 건 기대 이상의 성과다.
 
이날 한국은 이 경기에서 이기지 못하면 탈락인 멕시코의 파상 공세에 고전하면서도 좀처럼 실점하지 않았다. 하지만 공격이 잘 풀리지 않았다. 완벽한 찬스를 만들지 못하고 멕시코와 전반을 0-0으로 마쳤다. 후반 초반 들어 상대의 공격에 고전하며 실점 위기를 맞았으나 가까스로 위기를 넘겼다.
 
신 감독은 후반 10분 이창민(제주 유나이티드)을 빼고 이찬동(광주FC)을 투입했고 후반 26분엔 류승우(바이어 레버쿠젠)를 빼고 석현준(FC포르투)을 넣으며 전술 변화를 꾀했다. 교체 카드는 그대로 적중했다. 후반 32분 권창훈이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드리블 돌파한 뒤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상대 골문을 갈랐다. 이후 한국은 적절히 멕시코의 공격을 방어하며 한 점 차 승리를 지켰다.
 
지난 2010~2012년 프로축구 성남 일화(현 성남FC)를 이끌며 201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제패한 신 감독은 지난해 처음 올림픽 대표팀에 부임해 불과 1년 만에 올림픽 본선 8강에 오르는 지도력을 발휘했다. 다양한 전술은 물론 고압적인 자세보다는 선수들에게 더 먼저 가깝게 다가가는 '형님 리더십'이 있었기에 가능한 결과였다. 호통보다는 장난을 먼저 치는 감독 앞에서 선수들은 유연한 분위기를 경험하며 제 플레이를 펼칠 수 있었다.
 
대구공고와 영남대를 나온 신 감독은 K리그 레전드 출신이다. 1992~2004년까지 K리그 통산 401경기를 뛰면서 99골 68도움을 기록, 12년간 최우수선수(MVP), 신인왕, 득점왕, 베스트 11 선정 등 따낼 수 있는 타이틀은 다 가졌다. 그가 이전에 자신을 스스로 '난 놈'이라 평한 이유를 알 만하다.
 
프로에서 눈부신 활약은 펼쳤지만, 대표팀 인연은 그리 없었다. 국가 대표 전체 레벨을 봤을 때 신태용이란 이름이 많이 언급되지 않던 것도 눈에 띌 만한 성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의 국가 대표팀 A매치 출전 경력이라고 해봐야 23경기 3골이 전부다. 그나마 성인 레벨의 대회에 출전한 것도 이란에 당한 2-6 패배로 유명한 1996 아시안컵이 유일하다. 지난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 때에도 출전했지만, 팀이 조별 리그에서 떨어지는 걸 막지 못했다.
 
하지만 올림픽 감독으로는 달랐다. 처음으로 나서는 국제대회에서 8강이란 업적을 쌓으며 우뚝 섰다. 화려한 프로선수 생활 뒤 부족했던 대표팀 경력이 늘 발목을 잡았던 신 감독은 이제 지도자로서 새로운 역사를 창조할 준비를 마쳤다. 지난 2012 런던 올림픽 동메달 신화를 이룬 홍명보호처럼 신태용호가 이에 버금가는 활약을 펼칠 수 있을지 '명장' 신태용을 향해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신태용(오른쪽) 올림픽 축구 국가 대표팀 감독이 11일 멕시코전에서 선수들의 경기를 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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