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8월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했다. 지난 6월 시장의 예상을 깨고 1년 만에 전격 금리 인하를 단행한 이후, 2개월 연속 동결 흐름이다.
6월 단행한 금리 인하 효과를 확인하고 정부가 마련한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효과를 지켜보자는 판단이 뒤따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최근 급증하는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도 더해져 신중한 입장을 취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정례회의를 열고 만장일치로 8월 기준금리를 연 1.25%로 지난달과 같은 수준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한은 금통위는 지난 6월 1년 만에 기존 연 1.50% 수준의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연 1.25%로 전격 인하를 단행했다. 이후 7월에는 현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이달까지 2개월 연속 동결했다.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우선 지난 6월 단행한 기준금리 인하 효과를 좀 더 지켜보자는 판단이 뒤따른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이미 한 차례를 금리를 내렸기 때문에 두 달 만에 또다시 인하 결정을 내리기에는 부담이 크다. 따라서 통상 3개월 정도 시차를 두고 나타나는 금리 인하 효과를 좀 더 지켜보자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정부가 마련한 11조원대 추경의 국회 통과 여부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 뒤따랐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가진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금융통화위원회는 경제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금리 인하와 추경 등 확장적 거시경제정책의 효과와 대내외 경제여건의 변화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가계부채 역시 동결 배경으로 꼽힌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7월 은행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673조7000억원으로 전월보다 6조3000억원이나 급증했다. 이는 지난 2010~2014년 7월 평균 가계대출 증가액 2조원의 3배가 넘는 수준이다.
이미 지난 7월 금통위 회의에서도 가계대출 관련 리스크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A 금통위원은 지난달 "최근 가계대출이 예년 수준을 상회하는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과거와 같이 실거래 가격 하락 및 이에 따른 분양권 포기 등으로 집단대출이 부실화될 가능성은 없을 지 우려된다"고 언급했다.
이주열 총재 역시 가계부채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이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가계부채가 높은 증가세를 지속하는 등 금융안정 면에서의 리스크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가계부채 증가세가 은행의 집단대출 뿐만 아니라 비은행 대출을 중심으로 높은 증가세가 지속하고 있다"며 "정부도 대책을 다각도에서 시행중이고, 한은도 이에 대한 효과를 좀 더 면밀히 보고 가계부채 증가세가 오랫동안 지속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기 때문에 필요시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향후 통화정책방향에 대해서는 "앞으로 완화 기조를 유지해 경기 회복세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운용하되 금융안정에도 유의하겠다"고 말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개회를 알리는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