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현대·기아차가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으로 꼽히는 중국과 미국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수요 증가에 따라 환한 미소를 짓고 있다.
11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7월 중국·미국시장에서 전년 대비 증가한 판매량을 보이며 불안정한 시장 내 견조한 실적을 유지했다. 유럽발 브렉시트 여파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이 이어진 미국과 토종 업체들의 거센 추격이 이뤄지고 있는 중국 상황을 고려했을 때 만족스러운 수준이라는 평가다.
현대·기아차는 지난달 세계 최대 시장 중국에서 현대차 7만16대, 기아차 4만15대 등 총 11만31대를 판매했다. 전년 동월(8만4168대) 대비 30.7% 증가한 수치다. 각 사별로도 현대차 29.3%, 기아차 36.6%씩 늘었다. 최근 현지 SUV 수요 증가에 따라 지난해 현대차(005380) 투싼과 올해 기아차(000270) 스포티지를 연달아 현지에 출시한 것이 주효했다.
특히 지난 6월 올해 최대 월간 판매 기록인 8493대를 기록하며 상반기를 기분 좋게 마무리한 신형 스포티지는 지난달 6861대 판매되며 최근 5개월간 월편 7000대에 가까운 평균 판매량을 이어갔다. 현대차 역시 올뉴 투싼이 1만181대 판매되며 지난 2월을 제외한 전월 1만대 판매 돌파를 달성, 견조한 실적에 일조했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토종 브랜드들이 상반기 기준 절반에 가까운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선전했다는 평가다. 이에 지난 4월까지 6% 후반대에 머물던 누적 점유율 역시 5월들어 7%대 점유율을 회복후 안정세에 접어들었다.
현대·기아차가 지난달 SUV 수요 증가 효과를 톡톡히 본 중국과 미국 시장에서 전년비 증가한 판매실적을 거뒀다. (사진은)중국과 미국에서 판매 실적을 견인한 현대차 투싼(왼쪽)과 신형 스포티지. 사진/현대·기아차
미국시장에서도 SUV 효과를 톡톡히 봤다. 지난 6월말 브렉시트 결정 이후 금융 불안에 따른 소비심리 여파가 7월까지 지속되며 지난달 미국 시장 전체 판매가 전년 동월 대비 0.7% 증가한 가운데 시장 평균 성장치를 크게 상회한 6%의 판매 성장률을 기록했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미국 시장 내 SUV 판매는 약 397만2000대로 전년 동기 7.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승용모델이 7.9% 감소한 404만3000여대에 그친 것과는 상반된 분위기다.
앞서 현대·기아차는 올 상반기에도 SUV 수요 확대로 인한 수혜를 입으며 상반기 최대 판매량인 70만2387대의 판매 실적을 거둔바 있다.
이에 지난 7월 전년비 3.5% 증가한 83만7000대를 판매하며 8.2%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브렉시트 여파가 미치지 않은 올 상반기 약 8%의 점유율과 비교해도 소폭 증가한 수치다.
한편, 현대기아차는 최근 브렉시트 여파에 불확실성이 확대된 유럽시장 역시 SUV를 주축으로 한 판매 확대 전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이달 초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직접 유럽 현장 점검을 통해 현지 시장 역할과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올 상반기 신형 투싼과 스포티지가 판매 증가를 견인하며 4개월 연속 국가별 최고 증가율을 기록한데다, 올해 89만1000대로 역대 최대 연간 판매가 예상되는 만큼 변수 차단을 위한 경쟁력 신차 적극 투입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