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형석기자] 은행들이 통합 멤버십 등 모바일플랫폼 확대와 현장 방문을 통한 직접적인 영업으로 정통적인 앉아서 기다리는 창구영업 변화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일각에서는 연내 출범을 앞두고 있는 인터넷전문은행과의 경쟁과 영업점 축소 등에 따른 모바일 활용 방안을 늘리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 WM영업본부는 지난달 15일부터 이달 말까지 직원들에게 '신한 판(FAN)클럽' 고객 유치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이중 일부 신한은행PWM에서는 직원당 '신한 판(FAN)클럽' 고객 150명 유치를 할당하고 실적을 배분하기도 했다.
신한금융이 지난 6월 출시한 '신한 판(FAN)클럽'은 7개 그룹사가 함께 운영하는 통합 포인트 서비스다. 고객은 신한은행, 신한카드, 신한금융투자, 신한생명, 신한캐피탈, 제주은행, 신한저축은행 등에서 이용한 실적을 포인트로 적립해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우리은행도 지난달 통합 멤버십 서비스인 위비멤버스를 출시하고 직원들에게 가입자 유치를 독려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직원들에게 독려 수준을 넘어서 치열한 생존을 위한 새로운 먹거리 확보 수준이라는 분위기도 전해진다.
우리은행은 위비멤버스를 비롯해 위비뱅크·위비톡 등의 자체 모바일플랫폼과 메신저의 활용도를 높이고 관련 상품을 지속해서 출시하고 있다. 우리은행이 연말까지 설정한 위비톡 목표 가입자 수는 300만명이다. 이는 현재 가입자의 두 배다.
농협은행도 지난 10일부터 모바일 플랫폼인 '올원뱅크'의 서비스를 개시했다. KB금융도 통합 멤버십 상품을 하반기 내에 출시할 계획이다.
이처럼 은행권이 통합멤버십 서비스를 비롯한 모바일플랫폼에 영업력을 강화하고 있는 이유는 영업점 폐쇄에 따른 고객 접점 약화를 만회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은행들은 최근 영업점을 통폐합하고 있다. 저금리기조 장기화로 은행의 수익성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은행의 이자이익에 큰 영향을 미치는 순이자마진(NIM)은 최근 1.5%대에 불과하다.
KEB하나·국민·신한·우리·농협은행 등을 조사한 결과 이들 은행이 올 상반기에 통폐합한 점포는 총 127개에 달했다. 이들 은행은 또 올 하반기에만 100여곳을 추가로 통폐합할 예정이다.
여기에 통합멤버십 서비스가 신규 고객 유치에 효과가 있었던 점도 이에 한 몫했다.
하나금융이 지난해 10월 금융권 최초로 출시한 하나멤버스의 경우 현재 500만명의 가입자 중 20%가량이 신규고객이다. 이에 하나금융 역시 올해 가입자 목표인 800만명을 채우기 위해 임직원을 독려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점포가 통폐합되다보면 자칫 충성 고객을 놓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작용한 결과"라며 "점포를 찾는 고객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어 점포폐쇄를 어쩔 수 없는 상황이지만 그 과정에서 고객을 유치하려다보니 모바일플랫폼과 통합멤버십 서비스 등이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은행권이 모바일 등 영업플랫폼 변화에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1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이광구 은행장이 위비멤버스를 시연하고 있다. 사진/우리은행
김형석 기자 khs8404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