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현대백·일산 이마트 1년, 상권 변화 이끌어

젊은층 신규고객 끌어와 경쟁사 출혈 자제…상권 광역화도 앞장

입력 : 2016-08-23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이성수기자] 지난해 일산과 분당 수도권의 대표적인 두 신도시 상권을 긴장시키며 신규 점포를 출점시킨 이마트(139480)현대백화점(069960)이 1주년을 맞이했다.
 
이미 강력한 라이벌들이 득실한 각 상권에 대형점포를 오픈하며 고객몰이에 나선 두 기업은 그동안 업계가 주목하지 않았던 젊은층 고객을 대거 끌어오며 경쟁사의 고객 이탈을 줄이면서도 지역상권을 장악하며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개점 당시 수도권 최대 백화점으로 이목을 끌었던 현대백화점 판교점은 지난해 8월21일부터 지난 20일까지 개점 후 1년간 매출 7500억원을 기록하며 매출 목표를 무난히 달성했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이는 전국 백화점 중 개점 1년차 최고 매출 기록으로 이 기간 동안 판교점을 방문한 고객은 1500만명에 달했다.
 
강력한 백화점 라이벌들이 득실한 '레드오션'으로 꼽히는 판교·성남 상권에서 문화공간, 체험형 MD 등 차별화된 콘텐츠 전략이 적중함에 따라 기대 이상의 성과를 얻어낸 것이다.
 
특히 주목할 점은 개점 초 매그놀리아, 이탈리 등 유명 브랜드를 국내 최초로 선보인 식품관을 통해 젊은 고객들을 끌어오고, 이들이 자연스럽게 백화점 곳곳을 돌아보는 '분수효과'를 나타내며 패션 부문의 고정 고객까지 끌어 모았다는 점이다. 판교점의 개점 초기 3개월간 식품 부문의 매출 비중은 21%를 기록했으나, 최근 3개월간은 17.1%로 3.9%p 감소했다. 같은 기간 동안 해외패션은 12.3%에서 15%(+2.7%p)로, 영패션은 8.9%에서 11.6%(+2.7%p)로 증가하는 등 패션 관련 매출 비중이 크게 높아졌다.
 
아울러 이 상권의 '터줏대감' 격으로 불리던 경쟁사 백화점의 고객을 뺏어와 매출을 끌어온 것이 아닌 전혀 새로운 계층의 신규고객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경쟁사가 크게 신경쓰지 않았던 젊은 고객들을 대거 백화점으로 끌어왔기 때문이다. 실제 백화점의 20~30대 고객 매출 비중은 평균적으로 30% 가량인데 반해 판교점은 41%에 달해 11%포인트 높은 비중을 보였다. 1년간 방문객이 1500만명인 것을 감안하면 약 615만명이 20~30대 고객인 셈이다.
 
실제 AK플라자 분당점의 분기별 매출은 당초 현대백화점 판교점 오픈으로 인해 10% 이상 역신장할 것이라는 우려와 달리 지난해 3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4.8~-5.8% 수준으로 고객 이탈이 비교적 적었다는 평가다.
 
이마트 역시 지난해 6월 대형마트와 창고형할인점 등이 가득한 일산 킨텍스 주변 상권에 '이마트타운'으로 도전장을 내놓으며 지역상권 장악 뿐만 아니라 주변상권까지 흡수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대형마트가 갖고 있었던 지역적 한계를 극복했다는 점이 가장 큰 성과다. 우선 대표적인 '동네 상권'으로 꼽히는 대형마트 상권을 넓혔다. 일렉트로마트, 더라이프 등 다양한 전문점을 바탕으로 광역상권으로의 확장에 성공했다. 지난 1년간 이마트타운을 방문한 고객 중 20km 이상의 원거리 방문 고객 비중은 전체에서 38%에 달했다. 기존의 이마트 점포는 반경 3~5km 이내 지역 고객의 매출이 전체의 70~75% 가량을 차지했다.
 
일렉트로마트와 더라이프, 피코크 키친 등 체험형 전문점을 찾는 젊은층 고객들이 증가하면서 고객의 연령대를 크게 낮춘 것도 특징이다. 이마트타운의 연령대별 고객 구성비를 살펴보면, 30대 고객 비중이 39%로 가장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기존 이마트 점포에 비해 10% 가량 높은 수치다. 기존 이마트 점포의 경우 40~50대 고객 비중이 가장 컸다.
 
다양한 체험형 전문점을 찾는 고객이 늘면서 고객 체류시간도 증가했다. 이마트타운 방문 고객의 평균 주차 시간은 약 2시간2분으로 서울지역 대형 점포 평균 이용시간인 1시간7분보다 55분 더 길었다. 특히 2시간 이상 이용하는 고객 비중이 29.3%로 기존 점포의 12.2%보다 2배 이상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객들의 체류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매출 또한 수직상승했다. 이마트타운이 지난 1년간 기록한 매출은 2535억원, 구매고객은 약 435만명으로 전국 이마트 점포 중에서 손꼽히는 대형 매장으로 자리잡았다.
 
현대백화점 판교점(왼쪽)과 이마트타운 킨텍스점(오른쪽). (사진제공=현대백화점·이마트)
 
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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