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갤러리아, 면세점 '심폐소생' 성공할까

본사 63빌딩 이전 초강수…'현장경영' 통해 위기극복 나서

입력 : 2016-08-24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이성수기자] 한화갤러리아가 면세점 사업 강화를 위해 본사를 이전하는 강수를 뒀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화갤러리아는 오는 29일 백화점 점포가 아닌 서울 여의도 63빌딩으로 본사 사옥을 이전한다. 현장경영 강화 차원에서 기존의 태평로 사옥을 떠나는 한화갤러리아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 63시티 등 관광·레저 계열사들이 모여있는 63빌딩으로 새 둥지를 트게 됐다.
 
업계는 백화점을 주 사업으로 삼고있는 갤러리아가 63빌딩으로 터를 옮긴 이유는 다름아닌 면세점에 있다고 보고 있다. 다시말해 면세점의 '심폐소생'을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이는 한화(000880)그룹 차원에서 면세점 사업에 크게 신경을 쓰고 있다는 방증이다. 실제 김승연 회장이 셋째아들인 김동선 한화건설 팀장을 면세점 태스크포스(TF)팀에 합류시킬 정도로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 평균 매출이 8억원대에 그치고 있는 '갤러리아면세점63'은 오픈 후 성장세는 유지하고 있지만 경쟁사에 비해 부진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매출도 매출이지만 경쟁사들과의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과다하게 쓰이고 있는 마케팅 비용으로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 또한 해결해야 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갤러리아면세점63을 운영하는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027390)는 올해 2분기 28억원의 영업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순손실 규모는 60억원에 달한다.
 
고객들이 방문하기 불편한 입지도 문제다. 여의도를 대표하는 랜드마크 건물 63빌딩에 자리잡았지만 자유여행 관광객이 찾아가기 열악한 대중교통 환경을 갖고 있다.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인 5호선 여의나루역에서도 1km 이상 떨어져 있어 도보로 15분 이상 소요되며, 이 곳을 지나는 노선버스도 마을버스를 제외하면 5개에 불과하다.
 
업계 관계자는 "갤러리아면세점63은 대중교통으로 방문하기 불편한 입지인 탓에 쇼핑객 뿐만 아니라 경쟁사 직원들 조차 시장조사 방문을 꺼릴 정도"라고 말했다.
 
이 같은 환경적 요인의 해결방법은 결국 단체관광객 유치인데, 최근 한반도 사드 배치 문제로 인한 중국인 관광객 유입 감소가 예상되는 만큼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화그룹의 관광·레저 계열사들과의 스킨십을 통해 이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여기서 드러난다.
 
여기에 최근 입점 브랜드와의 마찰도 발생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갤러리아면세점63은 지난 5일 화장품 브랜드 에스티로더가 경쟁업체의 매장 면적과 위치 등을 문제 삼으며 자사 11개 브랜드 소속 판매직원 30여명을 모두 철수시킨 바 있다.
 
오는 10월 마감되는 신규 시내면세점 특허 입찰전도 눈 앞에 놓인 과제다. 상품을 직매입 판매해야 하기 때문에 '규모의 경제'로 꼽히는 면세사업 특성상 연말 면세점 운영특허를 따내 점포수를 늘려야 가격경쟁력 등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한화갤러리아가 서울 여의도 63빌딩에 오픈한 시내면세점 '갤러리아면세점63'의 외관. (사진제공=한화갤러리아)
 
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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